뱀띠 해를 맞아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혁신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 및 의학교육연구소

허 선


뱀띠 해(癸巳年)를 맞은 Korean Journal of Medical Education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키면서 우리나라 의학교육 발전과 학생이나 교원 등 모든 교육관련 관계자를 행복하게 도와줄 수 있을까? 유럽 문화에서는 뱀 한마리가 지팡이(Caduceus)를 오르는 것이 ‘의술의 신 ’인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의 상징이다. 대한의사협회 휘장에는 뱀 두마리가 기어오르는 헤르메스(Hermes)의 지팡이가 있으며 대한의학회는 헤르메스의 지팡이에 뱀한 마리가 오르는 휘장을 사용한다. 십이간지가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뱀을 의술과 관련된 상징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근대의학이 들어오면서 비록 아스클레피오스가 아닌 ‘상인의 신’이자 ‘연금술사의 신’이기도 한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사용 한다는 오류는 있으나 의술에 뱀이 상징으로 등장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1]. 이럴 경우 양쪽 문화를 융합하여 뱀띠 해는 의술의 해라고 한번 꿰어 맞추어 보고싶다. 즉, 뱀띠 해에 의료계의 혁신적인 발전과 더불어, 의학 교육에서도 뛰어난 성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13년도에 우리나라 의학교육에는 어떤 내용이 화두가 될 것인가? 먼저, 2012년도 의과대학 인증평가에서 모두 6개 학교가 참여하여 6년 인증과, 4년 인증을 각각 세 학교가 받았다. 이후 모든 대학이 인증평가에 적극 참여 준비를 하고 있다. 제 2주기 인증평가에 참여하지 않았던 한 의대에 2013년 1월, 정부가 졸업생 학위 취소요구를 하여 앞으로 진행 여부가 의학 교육계에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또한 이런 사안을 미리 방지하기 위하여서도 국내 의과대학 인증평가기구가 곧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2년도부터 인증평가에서 색다른 내용은 학생이 작성한 평가보고서이다. 비록 정식 보고서에 반영하는 것이 아닌 참고자료이지만 이제 의학교육에서 학생의 눈높이와 만족도를 더욱 더 고려하여야 한다. 두 번째, 늦어도 2016년도 의사국가시험에 컴퓨터바탕시험을 도입하는 것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논의하고 있다. 즉, 임상실기시험에 이어 우리나라 의사국가시험에서 또다른 패러다임을 도입할 것이다. 이미 미국이나 캐나다 의사 시험에서는 일상이된 컴퓨터바탕시험을 도입하는 것은 인터넷 왕국이자 정보통신 강국인 우리나라 수준에는 늦은 감이 있으므로 각 의과대학에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세 번째, 2015년부터 인턴제 폐지가 올해 입법예고 된다. 인턴제도가 폐지될때 학부 교육과 전공의 교육 과정은 어떻게 운영하여야 할지 의학교육계에서 치밀하게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주변 환경에 우리는 어떤 개혁을 통하여 의학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당연하지만 각 의과대학과 수련병원이 국제 수준에 맞는 의학 교육 환경을 위하여 적극적인 투자와 교원 훈련을 시행하고, 교원 평가에서도 역시 교육 부문을 더 강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의학교육에 대한 연구에도 정부나 대학 모두 투자를 강화하여 새 사실을 밝히고 외국의 이론을 우리 실정에 맞추어 수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연구비가 있으면 반드시 연구 지원자가 있고 결과가 나온다. Korean Journal of Medical Education Education을 통하여 연구 결과를 교육 현장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데 계속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 호에도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양하게 다루었다. 멘토링에 대한 종설과 전공의 멘토링에 대한 주제가 실렸다. 종설에서는 체계적인 지도교수제도 또는 다양한 유형의 멘토 전인적 멘토링 (holistic mentoring) 프로그램을 의과대학생 또는 의학전문대학원생 전 학년에 걸쳐 적용할 수 있게 개발하는 내용을 다루었고 특히 부록에서 국내 멘토링 시스템을 소개하였다 [2]. 앞으로 일반 대학생이 아닌 의대생, 나아가서 전공의를 위한 멘토링 시스템을 제공 할 수 있으면 학생의 지도를 맡은 의대 교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전공의는 대개 주당 100시간 이상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높은 노동 강도 아래 근무하고 있다. 직무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성별과 멘토 존재 여부를 꼽았다. 여성이 더 높고, 멘토가 있을 경우가 더 만족도가 높다고 하였는데, 직무 만족도에 성별 차이가 있었다는 점은 흥미로운 결과로 왜 성별 차이가 직무 만족도와 상관이 있는지 설명 하는 후속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의사는 결국 환자를 돌보는 직업이고, 환자뿐 아니라 병원 내 다양한 직종 동료 의료인과 라포(rapport) 형성을 하여야 하므로 여성이 남성보다 의사 직종에 더 적합한 성별이라고 여길 수 있다. 즉, 여성상이 더 필요한 직업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멘토 존재 여부는 병원 내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 비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멘토가 존재한다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다는 점도 역시 멘토와 라포 형성이므로 환자와 다양한 직종 의료인과 라포 형성과 일맥상통한다고 여길 수 있다 [3].



유급생에 대한 지도 문제는 멘토의 역할을 필요로 하는 내용으로 의대마다 모두 달라서 어떠한 문제 해결도 시도하지 않는 곳부터 지도교수 면담까지 다양하나 집단 상담을 시도 하는 곳은 드물다. 이런 집단 상담의 효과는 유급생 개인의 수용도에 따라 또한 자신의 의대생으로서 정체성 인지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매년 유급생이 발생하지 않는 의대는 거의 없는 형편이므로 여러 대학에서 시도하여 볼만한 내용이다. 이번 집단 상담에서는 동의한 유급생만 참여하여 개인이 선택하게 하였으나 개별 지도교수와 면담을 의무로 하는 것과 같이 의무로 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집단상담을 지속하는데 어려운 과제이다. 비록 상담을 통하여 학생을 도와주려는 의도이나 이번 상담 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대상자가 소수지만 존재하는 것에 비추어 자신의 모습을 노출 시키고 들여다보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매우 어렵다. 이런 집단 상담을 받은 뒤,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이 그 후 어떤 학업 성과를 올리고 또한 자기 존중감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추적 조사를 하면 조금 더 집단 상담의 필요성을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4]. 의대생이 꼽은 강의 우수 교원의 중요한 역량으로 의사소통 및 효과적인 교수 방법, 교수자의 수업 준비도와 열정, 학생에 대한 이해를 들었고 이런 역량에 전공지식의 깊이와 범위, 평가의 공정성과 편견 없는 태도보다 높은 가중치를 두었다. 의대 교원에 대하여 학생과 의사소통 능력, 교수법 등에 대한 훈련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5].



앞의 내용이 대부분 교원과 학생 관계와 문제해결방법을 다루었다면 의대생의 전문과목 선호도에서 성별 차이를 다룬 내용은 최근 의사 배출에서 성별 인원차이가 과거보다 준 현실에서 흥미롭다. 남녀 의대생의 전문과목 선호도 차이는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이외는 유의하지 않았다. 즉, 비록 한 의대 81명이라는 대상의 한계는 있으나 이제 성별 전문과목 선호도는 대부분 전문과목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의대에서 여학생의 성적이 유의하게 남학생보다 높다는 점에 비추어 앞으로 성적이 전문과목 선택을 좌우하면 여학생이 선호하는 과목에 남는 정원을 남학생이 차지하는 경우가 점점 늘 것이다. 즉, 26종 전문과목 지원에서 성별 선호도 차이가 줄고 현 정부와 의료계의 협의대로 2015년부터 인턴 제도가 폐지되는 경우 전문과목 선택은 철저하게 성적 위주로 이루어질 것이다 [6].







의대생의 진료 역량을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을까?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 및 의학교육연구소

허 선


지난 5월 7일 교육부는 지난해 실시한 감사 결과에 따라 한 의과대학에 대하여 폐과 조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1945년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뒤 68년 동안 우리나라 의학 교육 역사에서 최초로 일어난 사태이다. 다만 지난 3월 18일 서울 행정법원에 이 대학의 재단에서 감사처분 통보 취소와 감사처분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하여 앞으로 서울 행정법원의 1심 판결 후에 조치하기로 하였다. 나아가서 교육부는 의과대학 진료 실습(임상 실습, clinical clerkship)을 강화하기 위하여 ‘고등교육법시행령’과 ‘대학설립 운영규정’을 개정하여 앞으로 부속 병원을 갖추지 못한 의과대학에 대하여 학과를 폐지시키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하여, 더욱더 깊숙이 의과대학의 교육 질을 유지하는 의지를 보였다[1]. 그러나 이런 의과대학 폐지와 같은 사안은 굳이 정부가 나서기보다 전문가 집단에게 평가를 맡겨서 의사 사회에서 자율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전문가집단을 존중하는 것일 터인데 아직도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을 정부에서 공식 평가기구로 인정하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이미 폐과 조치 해당 대학은 제 2주기 평가를 받지 않은 상태이었다. 이미 이런 상황이면 정부가 나서기 전에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서 인증평가 결과를 알려 그것을 정부가 받아들여 조치하거나 사전에 문제 해결을 해당 학교에서 하였으면 굳이 지금처럼 정부가 나설 필요는 없었다. 대통령령으로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을 2009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면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인정기관으로 지정을 신청하였을 때 인정기관의 지정하는 조항에 따라 의료계에서 자율로 설립하고 이미 실적도 충분한 기관이므로 인정하여 모든 의과대학이 의무적으로 평가받도록 하였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2].


이렇듯 정부가 의학교육에서 진료 실습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겠다고 발표한 즈음에 우리 학회지 이번 호에서 진료 실습에 관한 네 편의 원저를 실었다. 명선정 등은 진료수행평가(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를 한 의과대학 의학과 4학년 147명을 대상으로 치른 뒤, 성적이 낮은 23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료능력 향상을 위한 보충수업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운영한 경험을 다루었다[3]. (...)


진료수행평가에서 모든 대상자에게 같은 문항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장과 시간, 평가자 수 한계 등으로 일시에 평가를 수행하기 어려우므로 몇 개 집단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문항을 제시할 수 있다. 이 경우 각 집단에 공통문항(가교문항)을 포함시켜 집단마다 다른 문항으로 조합하여 진료수행평가를 치를 경우에 어떻게 수험생 능력을 동등화 하는지 방법론을 제시한 내용을 실었다[4]. 저자들이 사용한 Tucker의 선형 동등화 방법(Tucker’s linear equating method)은 두피험자 집단의 능력의 차이가 크지 않고, 총점수의 공통문항점수에 대한 회귀식의 선형성을 가정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선형 회귀식 잔차 분석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회귀식의 선형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세 집단으로 나누었을 때, 많은 수의 가교 문항을 포함하는 조합인 한집단의 원점수를 기준으로 하여 동등화 점수를 계산하면 다른 두 집단에서 원점수와 동등화 수 점수가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즉, 교육 현장에서 집단마다 다른 문항을 제시하고 수험생 능력의 동등화를 시도할 때 이런 선형 동등화 방법을 시행할 수 있음을 제안한 내용으로 진료수행평가에 동등화 측정 이론을 도입한 내용은 매우 적은 현실에서 새 시도이다[5]. 최근에는 흔히 문항반응이론(item response theory)에 따른 동등화를 사용하지만 Tucker 동등화 방법은 가정만 맞는다면 조금 더 계산법이나 결과 설명이 간단하여 충분히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외 의대생이 실제 환자 진료할 때와 진료수행평가에서 표준화 환자를 진료할 때 면담이 어떤 특성을 각각 보이는지를 비교하여 학생들을 진료수행평가에서 어떤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 실제 진료할 때에 도움이 되는지를 제시한 내용은 의학교육자에게 새 과제를 제시하였다[6]. Measure of patientcentered communication 방법으로 학생의 면담 기법을 측정하였는데 이 방법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내용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방법보다 환자 중심 면담의 수준을 관찰자가 깊이 있게 측정할 수 있다. 측정할 때 세 가지 구성요소를 보았다. 우선 환자의 질병과 병 경험에 대한 탐색, 그리고 환자에 대한 전인적인 이해, 마지막으로 진단과 치료 과정에 대하여 환자와 협의하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은 진료 현장에서 그대로 흔히 부딪치는 내용이므로 면담과정 측정에 이미 적절하다고 알려져 있다. 결과를 보면 전체 점수에서는 두 상황에서 차이가 없었지만 구성 요소를 보면 ‘환자의 질병과 병 경험에 대한 탐색’요소는 실제 진료에서 더 높은 값을 보였다. 이런 차이는 아무래도 실제 환자 면담이 더 생생한 현장이고 환자 스스로 있는 그대로 답을 하므로 진료수행평가에서 모의환자를 보는 것보다 더 자연스러웠을 것으로 추정한다.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은 ‘공감’으로 이것은 환자 면담에서 높은 점수가 나왔는데 진료수행평가는 시험이라는 긴장감이 작용하고 실제 환자에서는 조금 더 편안하게 환자를 대하여서 가능하였다고 여긴다. 이 연구에서 학생들의 두 경우 다 전반적인 점수가 낮아서 앞으로 조금 더 환자 중심 면담 과정을 강조하고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기술적인 면은 훈련이 가능하나 공감능력은 환자와 관계를 장기간 유지하면서 깊이 이해하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공감 능력은 쉽게 배양하기 어렵고 이미 성격에서 대부분 결정된다고 여기지만 잠재하고 있는 능력을 끌어내는 노력이 교육자에게 필요하다. 결국 의료인으로서 환자, 보호자, 동료 의료인과 관계형성(rapport)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므로 이런 면담측정이 얼마나 우리 학생이 이런 능력을 갖추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흔히 병의원에서 의료진은 환자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라고 하지만 현장에서 이런 환자 중심 태도를 환자와 의사는 각각 어떻게 바라보고 또는 기대하고 있는지를 밝히고 어떤 방향으로 의료인이 환자 중심 태도에서 주의하여야 하는지를 분석한 내용도 흥미롭다[7]. 환자가 의사보다 ‘공유’면에서 환자 중심인 태도를 보인 반면, ‘돌봄’에서는 의사가 환자보다 진료 자체에 중심을 두어 환자 중심 태도를 보였다. 이 내용은 비록 의대생의 진료 태도에 대한 설문을 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의사로 활동할 때 환자 중심 태도를 환자와 공유하는 데 더 관심을 가져야 함을 알려준다. 이런 환자 중심태도에 대한 내용은 학부 때부터 진료 실습 현장에서 강조하여 앞에서 제기한 공감 능력을 포함한 환자 면담 태도와 더불어 환자 중심 태도를 함양하여야 할 것이다. 의료는 서비스 산업이다. 모든 과정에 노동집약적어서 개개 의료인의 서비스 수준이 의료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므로 기본으로 시스템 안에서 일하지만 환자 중심 태도가 밑바탕에 있을 때 모든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 비추어 진료 현장에서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 밖에 종설로 다룬 ‘의료인문학교육에서 질병체험서사의활용 방안’은 진료 현장에서 서사(이야기, narrative)를 통하여 사건을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으므로 우리 의학 교육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내용이다[8]. 평행차트(parallel chart)를 기술하는데 의무 기록이 아닌 일상 언어로 차트처럼 작성하는 방법으로 환자가 질병을 겪는 과정을 이해하고 학생도 그 과정을 배우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과정으로 의사소통과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런 과정을 의대 학부과정에서 다루려면 이런 주제를 전문으로 하는 인문학자가 나서는 것이 가장 좋으나 모든 대학에서 가능하지는 못하므로 관심 있는 교원이 다룬다면 충분히 시행하여 볼 수 있다. 그런면에서 이번 종설은 새 지식과 술기를 교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의과대학 신입생 선발에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이며 입학 후 어떻게 돌볼 것인가?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 및 의학교육연구소

허 선



2013년 7월 31일 교육부는 국회 박인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각 의과대학에 전하고, 개정법률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경우 회신을 원한다고 하였다. 이 개정법률안은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자율적인 의과대학 인증평가 사업을 ‘고등교육법’에서 인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법률에 의거하면 의과대학 인증평가 사업에 최대 연 10억 원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 개정법률안의 주 내용은 ‘의과대학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평가인증을 받아야 하며 의과대학의 교육과 연구, 조직과 운영, 시설과 설비 등을 평가인증하기 위하여 의사회 중앙회(대한의사협회) 소속으로 의학대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를 두고, 실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평가위원회에 전문기구를 둔다’는것이다. 여기서 전문기구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미 간호계와 치과계 등에서 의료인 양성기관을 인증하는 전문기구를 정부가 인정한 것에 비하여 늦은 감이 있지만 의사 양성기관의 인증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을 정부가 인정하고 지원하는 계기가 된다는 면에서 국회의원의 개정법률안 발의가 소중하기 그지없다. 국회에 분야 전문가가 있으면 어떻게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국제적으로 인증평가사업에 선도 역할을 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더욱 더 의학 교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는 의과대학 신입생 선발에 대한 흥미로운 결과가 실렸다. 의학전문대학에서 지원자의 자기 소개서와 지도교수 추천서를 입학사정에 반영할 때 기술한 내용을 인지적, 정의적, 사회적 행동특성으로 나누어 빈도분석하고,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특성 간에는 상관관계 분석하였다. 자기소개서에 인지적 특성이 서술되어 있는 학생일수록 교수추천서에서는 인지적 특성이 강조되고 있고, 자기소개서에 정의적 특성이 서술되어 있는 학생일수록 교수추천서에서는 인지적 특성과 정의적 특성이 강조되어 언급되어 있었다[1]. 이런 결과는 앞으로 신입생 선발에서 두 종류의 서류를 평가할 때 참조할 수 있다. 즉, 피추천인과 추천인이 얼마나 동일한 특성을 강조하였는지를 보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 사정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의과대학에서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정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보다 의과대학에서의 학업성과가 더 좋았으며 유급률, 중도탈락률도 낮았다는 보고는 우리가 그럴 것으로 추정한 내용을 잘 분석하였다[2]. 수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대학에 대한 사전 정보가 충분하고 애착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하지만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의 입학성적 외의 다른 특성, 예를 들어 성격 등의 정의적 특성, 가정배경, 의학과 선택 이유 등이 어떠한지를 분석하여 어떤 면에서 수시 입학생이 더 나은 성취도를 보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여러 의과대학에서 공동으로 연구하여 볼 필요가 있다. 유급과 중도탈락은 의과대학 입장에서는 큰 어려움이므로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수시 입학 정원을 더 늘릴 것인지 줄일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의과대학 신입생의 동기향상을 위한 의료봉사활동 프로그램을 통하여 의대생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사회화를 시도한 내용은 프로그램을 분석하여 본 결과로 흥미롭다. 설문을 통하여 4가지의 핵심 요인을 분석하였다. 직접 환자를 대면하는 체험으로 ‘봉사정신’과 ‘전공 의학 공부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반면 ‘의료인문학’이나 ‘자기관리’는 프로그램사전-사후 변화가 적거나 없었다[3]. 이런 프로그램 분석을 통하여 만족하지 못한 학생에게 어떻게 접근하여야 할지 고민하고 조금 더 의대생으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7개 의과대학에서 학생지도 프로그램을 분석한 연구에서 학생 상담소의 상담 프로그램에 대해 교원은 ‘약간 도움이 된다’가 33.3%로 가장 많았으나, 학생의 44.8%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로 차이가 있었다. 학생 지도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만족’과 ‘만족’에 응답한 교원은 38.3%, 학생은 45.1%로 나타났는데, 절반 이상이 부정적인 응답을 하거나 그저 그렇다는 의견을 보였다. 학생들은 지도교수제도에서 단지 교원과 친목도모만을 원하지 않으며 학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진로상담, 의사로서의 삶이나 인생에 대한 상담도 원하고 있다[4]. 교원은 상담에 대한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므로 학생에게 조금 더 효율적인 지도교수제를 운영하려면 교원에 대한 상담 훈련이 필요하나 과연 의과대학에서 이렇게 교원을 훈련시킬 수 있을지 쉽지 않다. 문제가 있을 때는 전문 상담사가 교내 상주하여 도와주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도교수제를 운영하면서 지도교수의 역할이 무엇이고 어떻게 학생들에게 접근하여야 하는지를 교수개발 워크숍에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교원 훈련과정에 교수법에 대한 내용은 많이 다루나 학생과 의사소통법을 별도로 다루는 의과대학은 많지 않다. 의과대학에서 교원과 학생 관계는 동업자 훈련과정이므로 앞으로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할 분야이다.


한 의과대학에서 의과대학생 대상 학습윤리의식 검사 도구를 개발한 내용은 의과대학생으로서 학습 윤리가 앞으로 임상 현장에 나가서도 거의 바뀌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29문항으로 구성한 검사 설문지를 요인분석하여 몇 가지 도메인으로 나누었는데 이런 검사도구 개발은 다른 나라에서도 시도하여 보지 못한 것이므로 앞으로 여러 의과대학 현장에서 전문직업성을 확보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5]. 결국 의사로서 뿐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적어도 굶어 죽을 만큼 고단한 삶이 아니라면, 생애 마지막에는 ‘얼마나 정직하였는가? 또한 실수를 하면 그것을 인정하고 밝힐 수 있었는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왔는가?’로 인생에 대한자기 스스로 가치 판단을 하게 된다. 하물며 환자를 대하는 의사라면 더욱더 철저히 전문직업성에 입각한 생을 살아야 하는데 의과대학 학부에서부터 어떤 행동이 전문직업성에 따른것인지 잘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대생은 또래 집단 가운데 가장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이는 인지적으로 가장 우수한 집단이므로 당연히 가장 정직한 집단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런 우수한 집단이 임상 현장에서 그리고 생애를 마칠 때까지 정직하게 살면서 의사로서 자존감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의과대학 교육의 큰 역할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학습윤리 도구 개발은 여러 의과대학에서 적용하여 볼 것을 권한다.








의과대학생의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술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 및 의학교육연구소

허 선



2013년이 지나가면서 우리 의학교육계에서 논의되는 것은 어떻게 마무리가 되었을까? 우선 지난 2013년 5월 7일 교육부가 지난해 실시한 감사 결과에 따라 한 의과대학을 폐과 조치한다는 안은 아직도 서울행정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아 해당 의과대학은 2014년도 신입생 모집 공고를 하였다. 이렇게 지속적인 대학 운영 여부가 미정인 상태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이 국내법 절차에서 하자가 없다고 하므로 판결이 나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2013년 7월 31일 교육부가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에서 의과대학 평가인증하기 위하여 의사회중앙회(대한의사협회) 소속으로 의학대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를 둔다는 안을 각 의과대학에 전하고, 의견을 들은 후 아직 개정 법률안이 통과되지 않았으나 빠른 시일 내 통과되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정부가 인정하는 기구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임상실습병원으로 지정할 수 있는 교육병원을 인증하는 제도가 아직 시행되지 않았으므로 ‘교육병원 지정에 관한 평가인증 규정’을 논의하는 자리인 의료정책연구소 정책과제 연구팀이 주관하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주최하는 공청회가 2013년 11월 25일 열린다. 최소한 어느 기준을 갖추어야 교육병원으로 지정하고 또한 의대생이 임상실습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확정한다면 앞으로 의대생이 충실한 임상실습 과정을 마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임상교원이 학교법인 소속이 아닌 별도 재단법인 산하 협력병원에서 근무하는 경우, 교원으로 인정 여부가 해당하는 여러 사립의과대학 임상교원 신분에 매우 중대한 문제로 다가왔다. 교원에 대한 정부 지원금, 교원 연수과정 기회 등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사학연금 수령 혜택과 연구비 신청 등에서 신분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인증과정을 거쳐 교육병원으로 지정 받으면 신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논의는 2011년 10월 13일 대법원에서 ‘대학 부속병원이 아닌 협력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는 전임교원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후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에 판결에 대하여 교육부는 교원 해임을 유보하고 2012년 7월 24일 대통령령 제23974호에서‘의학·한의학·치의학과를 둔 대학 소속 교원이 학생의 임상교육을 위해 필요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병원에서 겸직 허용’을 골자로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공포하였다[1]. 그 기준은 대학설립․운영 규정에 따라 인턴과정 수련병원인데 앞으로 인턴제도가 변하면 이 인턴과정 수련병원이라는 용어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2]. 인턴과정 수련병원이 교육병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여 인증하는 제도를 논의하는 자리이므로 어떤 인증 기준이 나오고 또한 해당 병원은 어떻게 기준을 충족시킬지가 관심 대상이다.


이렇게 의학교육계의 여러 물결을 살펴보았는데, 이번 호에는 대인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를 싣는다[3]. 의사의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술은 환자를 돌보는 데 의사가 중심이 되어 다양한 동료, 여러 직종 전문가와 협력하여야 하는 의료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자질이며 진료 수행 역량과 더불어 이런 소통을 잘 하는 의사가 유능한 지도자로 환자나 가족을 잘 돌보고 의사결정을 이끌 수 있다. 의과대학 학생들의 성격유형과 대인관계욕구 특성을 분석한 원고에서, 한 의과대학 학생의 성격유형 분석을 Myers-Briggs Type Indicator (MBTI)를 이용하여 수행하고 대인관계 욕구 분석을 Fundamental Interpersonal Relations Orientation-Behavior (FIRO-B)검사로 하여 두 유형 사이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대인관계 훈련을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에 기본 자료로 삼으려고 하였다.MBTI 유형에 따라 대부분 FIRO-B 타입에 특별한 상관관계는 없었으나 ISFJ (9, 5.26%)와 INFJ (2, 1.27%) 유형 학생들은 wC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INFP 유형 학생들은 eA가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ISFJ는 내향, 감각, 감정, 판단형이며, INFJ는 내향, 직관, 감정, 판단형으로 이런 유형의 학생은 높은 비율은 아니나 wC가 높은, 즉 명확한 지침이 규정된 상황에서 일하는 것을 편하게 느끼는 정도가 높았다. INFP (8, 4.68%)는 내향, 직관, 감정, 인식형으로 eA, 즉 사람들에게 친밀하게 대하고 개인적으로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가 낮았다. 이렇게 MBTI 유형이 특별히 대인관계 욕구와 유의한 상관이 있는 경우 어떤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지 매우 어렵다.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주위 교우와 또한 교원, 다른 분야 전문 보건의료인, 환자, 보호자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의사로서 자질에 기본이지만 이런 대인관계 욕구와 이후 의사소통술을 어떻게 교육과정을 통하여 향상시킬 수 있을 지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인관계와 의사소통만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지역사회보건이나 임상실습 과정에서 이런 내용을 집어넣어 다루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성격 유형이 전공을 선택하는 데도 영향을 준다고 하므로 개인의 성격유형을 잘 파악하여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한다면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을개발하는 것은 앞으로 의학교육에서의 한 과제이다. 다음에는 이런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내용이 다시 Korean Journal of Medical Education에 실리기를 기대한다.


의학교육에서의 사회적 역량에 대한 우리나라 의사들의 인식을 다룬 원고에서 한국의학교육학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의사를 대상으로 의사의 사회적 역량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였다. 의사의 개인적 특성(성별, 연령, 전공, 직책), 사회적 역량 관련 학습특성(영역별 학습경험)과 인식특성(영역별 필요성, 만족도)을 독립변수로 두고, 종속변수로는 전문연구‧교육기구 필요성과 전문 인력 필요성을 선정하였다. 의사의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의사소통,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 역량들이 필요하다는 인식특성은 전문인력성에 유의한 상관을 보였다[4]. 인식 특성 독립변수의 상대적 영향력을 보면 리더십이 가장 높았다. 이후 인간과 사회의 이해,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였으며, 네 번째로 의사소통술이었다. 즉, 이런 네 가지 내용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부나 대학원 또는 전공의 수련과정 등 다양한 교육과정에서 현재 다루고 있는 내용에서 이러한 주제를 더욱 더 효율 있게 다루어 전문인력성을 잘 갖춘 의사로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결과는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영역 학습경험이 있는 의사는 전문 연구‧교육기구나 전문 인력 모두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증진하는 데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점이다. 이런 내용은 교육이 전문 인력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앞으로 더욱 교육과정을 세심히 설정하고 수준 높게 진행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 준다.










Korean J Med Educ > Volume 25(1); 2013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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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Med Educ > Volume 25(3); 2013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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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Med Educ > Volume 25(4); 2013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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