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의 탐색적·확인적 요인분석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이금호, 허예라



서론


우리나라에서 의사에 대한 인식은 단순히 생계만을 목적으로 하는 직업이라기보다 환자의 병을 고치고 생명을 살리는 귀한 직업, 존경받을 만한 직업 등으로 인식되며 그에 따른 권위를 가졌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성추행 사건, 리베이트 문제, 최근 정부의 포괄수가제 정책 시행과 관련된 수술 거부와 파업 등으로 인하여 의사들에 대한 불만과 비난 여론이 생겨나면서 의사들의 도덕성 문제가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오늘날 사회에서는 의사들에게 단순히 병을 잘 고치고 수술을 잘 하는 것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 이해해주고 공감해줄 수 있는 의사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질병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의학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질병에 대한 의학적 지식과 함께 인간이나 환자에 대한 인문학적 지혜를 배양하는 의학 교육의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으며[1], 국내 의학교육에서는 의료인문학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의사국가고시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도 있다[2]. 이는 의사들의 전문직업성을 향상시키고 바람직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이다.


의학 전문직업성과 관련된 연구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의학 전문직업성에 대한 개념이나 정의, 요소 등에 대한 표준화된 내용은 없다. Passi et al. [3]은 의학 전문직업성에 대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영어로 발표된 134편의 논문들을 조사하였다. 교육과정 설계, 학생 선발, 교수-학습방법, 역할 모델링(role modelling), 의학 전문직업성의 평가 등 5가지 항목으로 논문들을 구분하여 살펴본 결과, 의학 전문직업성은 다각적인 개념(multifaceted concept)이며, 의학 전문직업성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없는 것은 교육과정 설계에 있어 어려움이 있으며 전략이나 평가에 대한 증거기반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의학 전문직업성의 개념이나 교육 방법, 평가 방법, 교육 현황을 알아보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4,5,6,7], 그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으며, 의료인문학 교과목 개설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5]. 그러나 우리나라 의과대학생 또는 의사가 갖추어야 할 의학 전문직업성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이를 어떻게 가르치고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된 내용이나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 의료윤리의 경우 국내 많은 의과대학에서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의료윤리교육학회에서 학습 목표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교과서를 발간하여 각 대학들에서 어느 정도 공통된 내용의 교육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그 외의 의학과 관련된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은 대학마다 그 내용과 분량이 매우 다양하여 공통성을 발견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8,9].


특히 의사가 갖추어야할 필수적인 자질인 의학전문성을 잘 가르치고 이를 잘 습득하였는지 평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요구되는 의학 전문직업성의 요소는 무엇인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토대로 의학 전문직업성을 평가할 도구를 개발하여 의학전문성을 어느 정도 습득하였는지 학생 스스로 또는 교수자가 평가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Hur [10]의 연구에서 델파이 조사를 통해 규명된 의학 전문직업성 31개 요소에 대한 요인분석을 통해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를 타당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의 하위 요인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2) 하위 요인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3) 하위 요인에 대한 모형의 적합도는 어떠한가? 

4)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의 신뢰도는 어떠한가?


대상 및 방법


1. 연구 대상 및 도구

2005년~2012년 7년에 걸쳐 한국의 의과대학생 및 의학전문대학원생 총 1,508명(10개 의과대, 1개 의학전문대학원)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학년별로 1학년 37.2%, 2학년 28.0%, 3학년 21.2%, 4학년 13.6%의 비율이었다. 1학년에는 다른 의과대학에서 의예과 과정에 해당되는 1학년 학생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해당 의과대학의 경우 6년제로 운영되므로 교육과정을 고려하여 1학년에 포함시켰다. 검사도구는 Hur [10]의 델파이 조사를 통해 추출해 낸 의학 전문직업성 요소를 바탕으로 작성된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를 사용하였다.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척도는 총 31문항이며, 5점 척도로 학생이 자신의 의학 전문직업성 수준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2. 분석 방법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의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SPSS version 20.0 통계프로그램(IBM, Armonk, USA)을 이용한 탐색적 요인분석 AMOS version 20.0 프로그램(IBM)을 이용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수집된 자료는 SPSS version 20.0 통계프로그램을 통해 기술통계분석, 상관 분석, 신뢰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은 주성분 분석으로 고유값이 1.0 이상인 요인을 추출하였으며 varimax방식으로 요인구조를 파악하였는데, 총 6개의 요인이 추출되었다. 확인적 요인분석은 탐색적 요인분석에서 나타난 6개 요인 구조가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결과

1.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1) 유효 요인수와 최종 요인구조

2) 요인 해석과 명명

3) 요인 간 상관관계





2.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탐색적 요인분석에서 밝혀진 의학 전문직업성의 6개 요인구조가 적합한지를 검증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모형의 적합도 검증 결과, χ2은 3,015.768 유의확률은 0.000으로 모형과 자료가 일치한다는 영가설이 기각되었다. CFI값은 0.878, TLI값은 0.856, RMSEA값은 0.064로 양호한 적합도를 나타내어 6개 요인 구조가 수집된 자료에 잘 부합된 모형이라고 볼 수 있다(Table 3).


Fig. 1에 제시된 모형의 표준화된 계수 추정치는 유의수준 0.001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6개의 의학 전문직업성 하위요인들은 0.33~0.76의 표준화된 계수 추정치를 나타냈는데, ‘학문적 역량’은 다른 5개의 요인들과의 관계에서 ‘이타심과 책무’와는 0.33, ‘자기계발능력’과는 0.39, ‘대인관계능력’과는 0.43, ‘고등사고능력’과 ‘삶과 자신에 대한 태도’와는 각각 0.56, 0.65로 다른 5개의 요인들과의 관계보다 낮은 표준화된 계수 추정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앞서 요인간 상관관계에서 살펴보았듯이 ‘학문적 역량’은 다른 요인들과 낮은 정적 상관을 나타내고 있다. 6개 요인과 31개 문항의 관계에서는 0.41~0.80의 값을 나타냈다.









3. 문항 및 요인의 기술통계분석과 신뢰도 분석결과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의 31개 문항에 대한 평균 및 표준편차를 살펴본 결과, 평균은 2.37~3.56, 표준편차는 0.827~1.064의 값을 나타내어 극단적인 값이 없고 비교적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낸 문항은 ‘사명감’(평균, 3.56; 표준편차, 0.891)이었으며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이해’ (평균, 2.37; 표준편차, 1.064)가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6개 요인의 평균은 요인 3 ‘학문적 역량’이 2.57 (표준편차, 0.66)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나머지 5개의 요인들은 비슷한 평균을 나타냈다(Table 4).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의 신뢰도를 알아보기 위해, 31개 문항과 6개 요인에 대한 Cronbach-α 계수를 산출하였다(Table 4).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의 전체 신뢰도는 0.932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6개 요인들의 신뢰도 역시 0.718~0.864의 범위로 나타나 양호한 분포를 보였다.




고찰


의학교육에서는 의과대학생에게 사회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자질을 잘 가르쳐서 바람직한 의사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얼마나 습득하였는지를 평가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평가 도구가 필요한데, 본 연구에서는 의학 전문직업성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의 타당화를 위한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6개의 요인이 추출되었는데, 

요인 1은 ‘이타심과 책무’로 의학 전문직업성에 대한 설명량은 34.60%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의료윤리는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시되는 내용으로, 무엇보다도 타인에 대한 존중과 환자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윤리적인 의료행위를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요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요인 2 ‘자기계발능력’, 요인 4 ‘대인관계능력’은 요인 1과 함께 의사가 갖추어야 할 전문직업성의 중요한 요소로 태도적인 측면에 해당되는 요인이다. 평생학습을 하고 질 좋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의학적 지식, 임상술기 등을 유지해야하는 책임을 지는 것은 의사가 지녀야 하는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인 것이고[11], 대인관계 능력은 환자 진료와 의료서비스의 질적인 수준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며[12],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요인 3 ‘학문적 역량’은 의학적 지식과 기술적인 측면 또한 ‘전문가’로서 의사가 갖추어야 할 핵심요소일 것이다. 요인 5 ‘고등사고능력’은 이러한 학문적인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측면으로 문제바탕학습, 소그룹 학습 등 다양한 교육방법을 통해 의과대학생들에게 배양시키려고 하는 학습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요인 6은 삶에 대한 태도,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감 등에 관한 것으로 ‘삶과 자신에 대한 태도’로 삶의 질이나 주관적 안녕감과 관련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의과대학생들은 많은 학업량과 긴 학업기간, 유급제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좋은 의사를 만들기 위해 의사의 전문 능력 및 사회적 역량을 기르는 것도 좋지만 개인 심리상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이러한 것만 강조한다면 의학교육은 진정으로 행복한 의사를 양성하기 어렵다. Dyrbye et al. [13]에 따르면 의과대학생들의 정신건강상태와 전문직업성은 높은 상관을 보이는데, 긍정적인 정신건강(positive mental health)은 전문적인 행동과 신념을 강화하며 의과대학생들이 ‘전문성 소진(professional burnout)’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을 위한 대처방안을 배우도록 하는 것은 학생 개개인뿐만 아니라 사회를 위해서도 이익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심리건강 상태에 관심을 갖도록 행복, 자아 성찰, 목표 설정 등을 포함하는 보다 다양화된 교육과정이 필요할 것이다[14].



탐색적 요인분석으로 추출된 6개의 요인을 토대로 모형의 적합성을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하여 살펴보았는데, CFI, TLI, RMSEA 등 적합도 지수가 모형이 적합하다고 나타내주어 본 연구의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 신뢰도도 높게 나타나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는 신뢰롭고 타당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여섯 개 하위 요인 간의 상관관계에서 요인 3 ‘학문적 역량’은 다른 요인들과의 상관이 대체로 낮게 나타났으며, 확인적 요인분석에서의 표준화된 계수 추정치도 낮게 나타났다. 이를 제외한 다른 5개의 요인들은 태도적인 측면을 측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31개 문항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알아본 결과에서도 ‘학문적 역량’에 해당되는 문항들은 모두 3점 미만으로 다른 문항들보다 낮게 나타났다. Hur et al. [15]의 연구에서도 역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는데, 학년별로 비교한 결과를 보면 고학년이 되면서 기본적 의학지식과 기본 술기에 대한 문항의 점수는 상승하는 반면, 보완대체의학, 의사학/한국사회, 인문사회의학, 의료정책에 대한 문항 점수는 별다른 변화가 없거나 상승폭이 매우 작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러한 내용은 의료인문학 교육과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와 관련된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첫째, 델파이 조사를 통해 규명된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는 6개의 하위 요인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의과대학생들이 배우고 습득해야할 의학 전문직업성 핵심요소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이 척도에는 이타심이나 책임감 등 태도적인 측면과 고등사고능력, 대인관계능력, 자기계발능력 등과 함께 의학적 지식과 기술도 포함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의학 전문직업성 요소로 정직성, 윤리성, 자기규제 등 태도적인 측면이 강조되었으나, 최근에는 ‘전문가’로서 의사가 반드시 지녀야 하는 의학적 지식과 술기 측면도 의학 전문직업성의 핵심 요소로 포함되고 있다[16]. 

셋째, 의학 전문직업성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의 개발과 적용뿐만 아니라 이를 지속적으로 학생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여 부족한 자질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의학 전문직업성 평가 척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Purpose:

Evaluating the professional attributes of medical students is critical, because medical professionalism is an essential quality of a good doctor. But, few studies have examined the tools for assessing such attributes. This study analyzed factors of medical professionalism in medical students to develop standards that can assess medical professional attributes.

Methods:

A total of 1,508 medical students in Korean medical schools or colleges answered a self-assessment survey of medical professionalism elements from 2005 to 2012 that we developed. The survey consisted of core 31 attributes on a 5-point Likert scale. Factor analysis was performed using SPSS version 20.0 and AMOS version 20.0.

Results:

Exploratory factor analysis revealed six factors with total variance of 59.56%. The factors were termed 'empathy and accountability,' 'self-development skills,' 'academic competence,' 'interpersonal skills,' 'high intelligence,' and 'attitude towards oneself and life.' These factors showed statistically significant correlation (0.310~0.663). From the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a six-factor model were appropriate (CFI=0.873, TLI=0.853, RMSEA=0.065). Cronbach-alpha of six factors ranged from 0.718 to 0.864.

Conclusion:

Good doctors need to have not only appropriate standards of medical knowledge but also skills to understand and communicate well with patients, as well as self-management skills, which should not be overlooked in the medical education curriculum. By optimizing the results of this study, a more refined assessment tool of professionalism can be explo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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