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으로서의 의사 직업윤리: 사회적 직관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일개대학 의학전문대학원생과 부속병원 전공의 간 비교* (Korean J Med Ethics, 2014)
박소연**, 권복규***, 권오영**, 윤태영**
I. 서론
의료의 특성상 의사들은 임상 현장에서 매 순 간마다 윤리적 결단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문제 들을 접하게 되며,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에 개 별 의사의 윤리의식은 크게 작용할 수 밖에 없 다[1]. 또한 의사 전문직에는 고유의 직업 윤리 가 요구되며 의사가 지녀야 할 직업적 윤리 의식 에 대한 논의는 환자 진료와 밀접히 관련되는 가 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2]. 최 근 인성 교육을 강조하는 분위기와 더불어 의과 대학 내에서의 윤리 교육 역시 주목을 받고는 있 지만[3,4] 아직까지 그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담론은 부족한 듯 보인다.
의학교육에서 인문학은 자연과학에만 치우친 근대의학을 반성하고 그 인간적인 면을 보완하 기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되었다[3,5]. 그 중에서도 의료윤리 교육은 임상 상황에서 만날 수 있 는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6,7]. 김성수 등[7]에 의하면 지금까지 국내의 의료윤리 교육에 관한 연구들은 Kohlberg의 인 지적 도덕성 발달이론에 근거한 내용을 주로 언 급하였다.
인지적 도덕성 발달이론에 따르면 인 간의 도덕적 판단은 논리적 구조를 가지고 인과 적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며, 여기에는 합리적 추 론이 크게 작용하게 된다[8].
예를 들어 딜레마 토론과 같은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 습자 스스로 윤리적 사고 구조를 구성해 나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상위의 도덕추론 단계로 상승 하는 것이다.
의료윤리 교육에서도 이를 채택하 여 그 동안 교수법 개선이나 의과대학생들의 도 덕적 추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을 중시 하였다[7,9].
그러나 윤리교육에 있어서 이러한 방법론 만으로는 해당 사회의 사회문화적 다양 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어 왔 다[1].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기된 것이 도덕적 직관에 대한 고려이다. Haidt[10,11]가 주장한 사회적 직관주의 이론(Social-intuitionist theory)에 의하면 여러 이슈들을 대하는 개 인의 입장 차이는 도덕적 직관 차이에서 비롯되 며, 이와 같은 직관은 크게 ‘배려’, ‘공정성’, ‘충성 심’, ‘권위’, ‘고귀함’의 다섯 윤리적 판단으로 나 누어 볼 수 있다. 인간은 일상 생활의 윤리적 문 제들에 대해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판단하는 경 우가 대부분이며, 상당수의 윤리적 판단들이 무 의식적인 도덕적 직관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 을 부정하기는 어렵고 사람들이 갖는 직감은 때 때로 도덕적 추론을 가능케 하는 동력이 된다 [12].
Kohlberg의 이론에 입각한 의과대학생들의 도덕판단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 의료윤리 분야 에서 적지 않은 연구가 수행되었지만 사회적 직 관주의 이론에 입각한 연구는 아직까지 시행된 바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젊은 의사들과 예 비의료인, 즉 전공의들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들의 도덕적 판단 기준들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덧붙여 직업윤리에 따른 의사의 의무나 책임에 대한 직관을 비교함으로써 추후 의과대학생들을 위한 의료윤리 교육과정 개발과 실제적 적용에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II. 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및 도구
본 연구를 위해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생과 경희의료원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2014 년 6월 한 달 동안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5가지 기반을 이루는 도덕적 직관__들–‘배려’, ‘공정성’, ‘충성심’, ‘권위’, ‘고귀함’- 을 측정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미국의 Moral Foundations Questionnaire (MFQ 30)을 번 안하고[1,13] 여기에 다양한 문헌조사를 기반 으로 의사의 직업윤리에 관련된 설문 문항들을 추가하였다[14,15]. 이와 함께 의료 현장에서의 윤리적 신념에 대한 연구를 위해 윤리적 원칙들 이 설문 내용에 포함되었다. 각 지시문에는 0점 (전혀 중요하지 않음, 이 항목은 내가 옳고 그 름을 판단하는 데 아무 상관이 없음)부터 5점까 지(이 항목은 내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가 장 중요시 하는 요소 중 하나임) 응답 점수가 매 겨졌다.
각 도덕 기본 항목을 구성하는 6개의 개 별 질문들 중 2개 이상 무응답일 경우는 평균 점 수 계산에서 제외하였다.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 환경 내에서 윤리적 판단에 가장 중요하 게 적용되는 원칙들을
‘자율성 존중(환자의 자 기 결정권을 존중해 주는 것)’,
‘정의(의료 요구 와 의료자원의 공정한 분배에 기반하여 환자들 을 공평하게 치료하는 것)’, 그리고
‘선행/해를 가하지 않는 것(환자의 행복을 추구하고 질병 을 예방하며, 해를 끼치는 것은 최소화하는 것)’ 으로 세분화하여 질문하였다.
또 의사의 윤리적 의무에 대한 인식 조사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질 문들에 대해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 여부 를 선택하게 하였다:
‘전 세계적인 유행병이 발 생할 경우 의사는 본인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더라도 환자를 치료해야 할 직업적 의무가 있 다’,
‘의사는 감염된 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거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외 윤리교육에 대한 의견 을 묻는 항목들과 더불어 성별과 나이를 조사하 였다. 이 연구는 경희대학교 기관윤리 심사 위 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승인(IRB 승인번호: KHSIRB-14-042RA)을 거쳤다.
2. 자료 수집 및 분석
회수된 설문지는 코딩 작업 후 SPSS 20.0 (IBM Corp., Armonk, NY, USA)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문항들 간의 내적 신뢰도를 검증하 기 위해서 Cronbach’s alpha 값을 이용하여 검 정하였으며, 그 결과는 0.50에서 0.61로 확인되 었다. 각 설문 문항별로 전공의와 학생의 평균 점수를 측정하여 교차분석과 독립 t 검정을 이 용, 두 군을 비교 분석하였다. 한편, 자율성 존중, 정의, 선행/해를 가하지 않는 것의 3가지 윤리적 원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서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이용하였으며, 직업 적 의무에 대한 관련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분형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이용하였다. 통계 적 유의성은 0.05 수준에서 검정하였다.
III. 결과
1. 대상자 특성 및 도덕적 신념
총 490부의 설문지가 배포되었고 그 중 370 명이 설문을 완료하였다(응답률 75.5%). 응답 자 중 의학전문대학원 학생은 340명, 전공의는 30명이었으며 남자는 195명으로 52.7%를 차 지하였다. 평균 나이는 학생이 27세, 전공의가 31.8세였다. MFQ 30을 통한 도덕적 직관의 확인에서 도덕적 가치판단 기준은 ‘배려’, ‘공 정성’, ‘충성심’, ‘권위’, ‘고귀함’의 다섯 영역으 로 구분되었다[16] <Table 1>. 각 도덕적 신 념들의 평균 점수는 학생들의 경우 ‘배려’ 항목 의 3.6부터 ‘권위’ 항목의 2.9까지 나타났다. 전 공의들의 평균도 ‘배려’ 항목이 가장 높게 나타 나 3.4였고 ‘권위’ 항목이 2.8로 가장 낮게 확인 되어 두 군 모두 도덕적 신념에 대한 인식은 배려>공정성>충성심 및 고귀함>권위 순으로 동일하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전공의에 비해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각 항목의 하위 질문들에 대해서는 두 군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있었다. 특히 ‘공 정성’의 경우 학생들의 평균이 의미 있게 높았 으며(3.5 vs. 3.3, p=0.03), 학생들은 차별이나 불공정함, 타인의 권리를 부정하는 행위 등을 본인의 도덕적 판단에 더 많이 고려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2. 윤리적 원칙들
환자를 진료하는 데 바탕이 되는 윤리적 가치 판단 기준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한 질문에서 학 생들은 ‘선행/해를 가하지 않는 것’을 가장 중 요한 윤리적 원칙으로 생각하였다(62.2%). 뒤 를 이어 ‘자율성 존중의 원칙’을 20.4%, ‘정의’를 17.4%의 학생들이 선택하였다. 실제 임상에서 환자를 보고 있는 전공의들 역시 ‘선행/해를 가 하지 않는 것’을 가장 많이 선택하였고(46.7%) ‘자율성 존중’과 ‘정의’는 동일한 비율로 선택하 였다(각각 26.7%). 교차분석 시행 결과 두 군에 따라 선호하는 원칙에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 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윤리적 원칙을 선택하는 데에 특별히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 행한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여자에 비해 남자는 ‘선행’ 대신 ‘자율성 존중의 원칙’을 일차 적으로 선택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OR, 2.25, p=0.01).
3. 직업윤리에 대한 태도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은 감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경우 부여되는 의사의 책임에 대해 두 군의 인식을 비교한 결과, 학생과 전공의 모 두 상당수가 본인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더 라도 환자를 치료해야 할 직업적 의무가 의사 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74.4% vs. 56.6%, p=0.03). 의사들의 직업윤리와 도 덕적 신념들 사이의 관련성 확인을 위하여 로지 스틱 회귀분석을 시행하였으며, 변수로는 나이, 성별, 배려, 공정성, 충성심, 권위, 고귀함 등 윤 리적 신념, 학생이나 전공의 여부, 윤리원칙들이 포함되었다<Table 2>. 분석 결과 정의를 기본 윤리원칙으로 두는 경우 다른 윤리원칙을 중시하는 응답자에 비해 본인의 위험을 감수하고서 라도 환자를 치료해야 할 직업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OR, 2.27; 95% CI, 1.23~4.18; p=0.008). 의사의 직업적 의무나 책 임이 부과되는 근거에 대해 학생들은 ‘윤리강령 이나 선서’를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139/340, 40.8%), 전공의들은 ‘전문적 의학교육’을 가장 많이 선택하였다(14/30, 46.6%).
4. 윤리교육
학생들의 47.9%가 임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 다룰 준비가 되어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전공의는 더 높은 비율에서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보였다(66.6%). 두 군 모두 약 60%가 의과대학에서 배운 교육이 윤리적 문제 들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고(195명 vs. 18명), 의학교육 과정 내에 윤리교육이 더 포 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93% vs. 93%).
IV. 고찰
의사들의 윤리적 태도는 환자의 안전뿐 아니 라 생명의 존엄성과 직결되므로 의과대학생 때 부터 올바른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하며, 의료윤리 교육은 바람직한 판 단을 내릴 수 있게 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본 연구는 의학전문대학원생들과 전공의들의 도덕적 직관의 범주를 측정하고 비 교하고자 하였다. 또한 의사들이 갖는 직업적 책 임감의 정도를 파악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도덕적 판단의 기준에 관해서는 학생과 전공 의 모두 배려와 공정성을 다른 항목들에 비해 중 요시하였다. 이는 Tilburt 등[1]이 2,000명의 미 국 의사들을 샘플로 하여 그들의 도덕적 판단에 대한 직관을 조사한 연구에서 배려(평균 3.5)와 공정성(평균 3.3)의 평균 점수가 다른 항목들에 비해 높았던 것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다만 미국 의사들의 경우에는 고귀함을 가장 낮게 평가한 반면(평균 2.7), 본 연구에서는 학생과 전공의 모두 권위의 평균이 가장 낮았다. 그 원인 중 하 나는 권위적인 한국 사회에 대한 젊은이들의 어 떤 부정적인 선입견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 인다.
공정성 부분에서는 전공의에 비해 학생들의 점수가 특히 의미 있게 높았는데, 이는 학생들이 도덕성을 판단할 때 공정성에 관련된 이슈, 즉 차별을 받거나 공정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 타인의 권리를 부정하는 행위 등의 문제를 전공 의에 비해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나타낸 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 외 전공의와 학생들 사 이에 의견 차이가 존재하는 항목을 보면 학생들 이 개인보다는 가정에 대한 충성심을 좀더 강조 하고 질서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양상을 보였 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의료환경에서 발생 하는 윤리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도덕적 입장 차이로 발전할 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이는 추가적으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가장 우선적인 윤 리 원칙으로는 두 군 모두 ‘선행/해를 가하지 않 는 것’을 가장 많이 선택하였다. 이것은 의사 입 장에서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최소화하고 환자들의 행복 추구를 자율성 존중이나 정의에 비해 중시한다는 의미이다[17].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 정의를 윤리원칙으로 중시하는 응답 자의 경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의사의 책임을 더 욱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감염 성 질환이 창궐하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의사인 자신을 희생하면서 환자를 치료해주는 것이 의 사의 의무이자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 다[18]. 또 직관적, 감정적 판단이 어떤 실제의 결단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오히려 정의를 원칙 으로 두는 사람들이 더 실천에 옮길 가능성이 높 음을 시사한다.
의사들의 직업적 책임에 대해 학생들과 전공 의들 모두 절반 이상이 의사에게는 환자 치료의 직업적 의무가 있다고 답하였다. 그런데 학생들 은 응답자의 3/4에서 의사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서라도 치료에 매진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실제 임상에서 환자를 담당하고 있는 전공의는 더 적 은 수가(56.6%) 이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영국의 이전 연구에서는 [15] 76.2%의 의사들이 본인이나 가족을 위험 에 노출시키더라도 근무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답하여 본 연구의 학생들의 응답과 유사한 찬성 률을 보였다.
학생들과 전공의의 이러한 입장차 이는 아마도 의사에게 책임이 부과되는 근거에 대한 시각 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론된다.
학생 들은 의사의 직업적 의무에 대한 근거가 주로 ‘윤 리강령이나 선서’에서 비롯된다고 답하였는데 윤리강령의 경우 특정 환자에 대한 개별 의사의 의무를 다루기 보다는 주로 상징적인 의미를 가 지고 의사들에게 고귀한 동기를 부여하는 방향 으로 작용한다[14]. 절대적 권한으로 의무를 강 제하기 보다는 윤리적 추론을 이끄는 하나의 틀 로 작용하는 것이다[17].
반면, 전공의들이 도덕 적 책임의 근거로 가장 많이 선택한 ‘전문적 의 학교육’을 살펴보면, 이를 통해 의사들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획득하고 다른 사 람들과 구분되는 특정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의 사들은 사회적으로 보건학적 문제가 발생시 환 자를 도울 수 있는 이와 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여기에 효과적 이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의사들에게 같이 부과되는 것이다[19].
학생들 이 생각하는 직업적 의무는 윤리강령에 입각해 서 추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주어진 것이지만 전 문적 의학교육은 구체적인 상황을 전제로 해서 직업적 책임을 논하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영향 력이 강할 수 있다. 또 학생들은 아직까지 실제 환자를 돌봐야 하는 책임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이상적인 경향이 있다고도 보인다. 반면 전공의 들의 경우에는 윤리강령만으로는 직업의무의 근 거를 뒷받침하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제 환 자를 치료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것으로 보 인다.
본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는데, 우선 일 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이 결론 을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 설문 조사 자체의 특성상 제시된 질문 이외에 깊이 있 는 추가 질문이나 심층면접을 하지 못한 것도 제 한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섯 가지 기본 도덕성 기반들에 대해 Cronbach’s alpha 값을 측정한 결과 각 항목들에 대한 내적 일관성 은 중간 정도로 확인되어 연구결과는 이를 감안 하여 해석되어야 한다. 하지만 MFQ 30을 이용 했던 기존의 연구들에서 확인된 신뢰도 역시 본 연구와 유사하였다[1,20].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 구하고 의과대학의 윤리교육에 사회적 직관주의 이론을 활용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장점을 지니 고 있다.
첫째, 사회적 직관주의 이론은 개개인이 윤리 적 판단을 할 때 무엇을 중시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분석결과에서 나타난 경향을 통해 기존 에 중시되던 도덕적 판단력뿐 아니라 어떤 도덕 적 직관에 입각해서 학생들이 윤리적 문제들에 임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둘째, 학생들은 이 자료를 도덕적 사고에 반영 할 수 있으며, 본인의 직관에 대해 회고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 직관주의 를 도구로 하여 학생들의 도덕적 직관을 측정하 고 그 결과를 피드백 하는 방식으로 의료윤리 교 육에 적용할 수 있다. 올바르지 않은 하위요소들 을 교육과 피드백 과정을 거쳐 약화시키고 긍정 적인 부분은 강화되는 경험은 임상에서 윤리적 문제를 접하게 되었을 때 도덕적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셋째, 배려, 공정성, 충성심, 권위, 고귀함 등 직관의 범주들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기능하 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각 집단 사이에 서로 윤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유 사한지 아닌지를 비교 분석할 수 있다. 검사 결 과 특별히 한 부분이 취약하다고 확인되면 그 부 분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주는 것이다. 한 예 로 본 연구에서 학생과 전공의는 권위에 대해 부 정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정당한 권위라면 이를 따라야 하는 것이 전문직 윤리의 중요한 부분이 기도 하다.
환자의 _______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 만 생각하는 의사는 일개 기술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의사들에게 한정 없는 의료제공에 대한 의무를 지우는 것은 너무 많은 희생을 강요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으로 역효과를 낳 을 수 있고 비생산적이 될 수 있는 위험을 가지 고 있다[21]. 따라서 의사들은 논란이 되는 의료 문제들 사이에서 윤리적으로 균형을 잡을 필요 가 있으며, 의사들의 도덕적 기반에 대한 이해는 그 첫 단계가 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추후 이를 확대하여 좀 더 많은 의사들의 도덕적 직관을 파악한다면 전문직으로서의 의료윤리와 의사의 역할에 대한 합의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지 제17권 제2호(통권 제40호) : 159-171 ⓒ한국의료윤리학회, 2014년 8월
Korean J Med Ethics 17(2) : 159-171 ⓒ The Korean Society for Medical Ethics, August 2014
pISSN 2005-8284 eISSN 2234-3598
전문직으로서의 의사 직업윤리: 사회적 직관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일개대학 의학전문대학원생과 부속병원 전공의 간 비교*
박소연**, 권복규***, 권오영**, 윤태영**
요약
의료의 전문적 특성으로 인해 의사들에게는 고유의 직업 윤리가 요구되며, 임상 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의 해결에 개별 의사의 윤리의식은 중요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의과대학생
때부터 올바른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하고, 의료윤리 교육은 이를 위한 도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본 연구는 사회적 직관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의학전문대학원생들과
전공의들의 도덕적 직관의 범주를 측정하고, 의사들의 직업적 책임감의 정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설문
조사는 서울의 한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과 대학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하였다. Moral Foundations
Questionnaire를 번안한 설문지를 통해 ‘배려’, ‘공정성’, ‘충성심’, ‘권위’, ‘고귀함’의 다섯 영역으로 구
분된 도덕적 직관을 확인하였으며, 여기에 의사의 직업윤리에 관련된 내용을 추가하였다. 설문 응답률은
75.5%였으며 응답자 중 의학전문대학원생은 340명, 전공의는 30명이었다.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 학
생과 전공의 모두 자율성 존중의 원칙이나 정의보다 ‘선행/해를 가하지 않는 것’을 가장 우선적인 윤리
원칙으로 선택하였다. 도덕적 신념에 대한 인식은 배려>공정성>충성심 및 고귀함>권위 순으로 두 군
에서 동일하였다. 전반적으로 전공의에 비해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각 항목의 하
위 질문들 중에는 두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있었다. 의사들의 직업윤리와 도덕적 신념
들 사이의 관련성 확인을 위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시행한 결과 정의를 기본 윤리원칙으로 두는 경우
다른 사람들에 비해 본인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환자를 치료해야 할 직업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OR, 2.27; 95% CI, 1.23~4.18; p=0.008). 사회적 직관주의는 도덕적 직관의 범주들
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기능하는 지를 파악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윤리 교육과정에
서 학생들이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의 직관에 대해 회고해보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색인어
의사 직업윤리, 사회적 직관주의 이론, 의료윤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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