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에서의 교육풍토, 자기주도 학습, 그리고 창의적 사고에 대한 고찰 - 타 대학 유사전공 학생들과의 비교를 기반으로 -(사고개발, 2010)


천경희* 박원균 이상숙

계명대학교

박영순 강이철

대구대학교 경북대학교




서 론

학습에 있어서의 학습자 주도적인 경험 과정(김희선, 2005)은 John Dewey가 ‘교육이란 경험의 끊임없는 재구성’이라고 언급한 이래로 교육에 있어서 진보적·인본주의적 관점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이는 단순히 학습자 중심이라 하여 학습자를배려하고 학습자를 위해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을 구성하는 것을 넘어, 학습자 스스로가 학습 주체로써 스스로의 경험을 끊임없이 재구성할 권한과 주도권을 갖게 됨을의미한다. 이렇게 자기주도적인 학습자에 대한 요구는 특히 지식 융합이 가속화되고지식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인재, 앞으로의 사회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과자기주도적인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재가 각광받는 미래사회에서는 더욱 그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다(천경희 등, 2009).


채수진 등(2008)은 지식기반사회에서의 의과대학은 학생들에게 하나의 핵심 역량으로서 변화에 대응하여 문제해결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자기주도성을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때 문제해결활동은 의료에서의 문제들 즉,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일련의 과정뿐만 아니라 전문가로서의 삶에서 요구되는 문제해결활동 또한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의사의 전문성이라 함은 단순히 지식과 원칙을 완벽하게 숙달한 수용적 전문성을 넘어 새로운 규칙을 찾아내고 개선하는 창의적 전문성(Simonton, 1988)을 구비해야 함을 의미한다고도할 수 있다(천경희 등, 2009).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존의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은위계적 환경과 기계적인 암기를 요구하는 학습 전통을 가지고 있어 비판적 사고성향을 기르는데 어려움이 있으며(Shin 등, 2006), 지식을 독립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능력을 개발하기 보다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기억하는 것을 주로 강조하는 교육(Firsby, 1991)을 시행해 왔다. 이는 의과대학이 서경혜 등(2007)이말한 수용의 학습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학습자를 지식 수용자로 간주하고 전달된 지식을 단시간에 최대한 많이 획득하고 머릿속에 오랫동안 저장하는데 집중하도록 하는 관점을 의미한다.


영국의 일반의사협회(General Medical Council, 1993)는 의학교육이 평가, 종합, 문제해결과 같은 고차적인 인지기능에 방해가 되고 수동적 태도를 유발시키는 사실적 지식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바 있다(이경화 등,2004). 실제 의과대학에서의 핵심적인 학습결과는 변함없이 사실적 지식에 초점맞추어져 있으며, 대다수 교수들조차 의과대학에서 고차원적 사고들을 가르치기에는 전달해야할 지식의 양이 너무나 많다는 것에 동의한다. 따라서 현재의 의학교육 환경에서는 학습에 있어서의 자기주도성을 강조하거나 문제해결력을 위한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에는 사실 많은 어려움이 있다.그러나 비판적 사고나 창의적 사고의 함양 정도와 자기주도적인 학습태도는 앞으로 의과대학생들의 경쟁력을 예언해 줄 수 있는 요인이자 미래 의학의 발전에주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이 영국의 일반의사협회(1993)는 의학교육의 목표중 하나를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학습자의 학문적호기심을 증진시키고, 증거에 근거한 비판적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하였다.


김용일(2000)은 의과대학에서의 교육이 

교양인의 양성과 전문인의 양성을 모두 지향하는 직업교육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의료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좋은의사란 단순히 많이 아는 의사가 아니라 

  • 환자를 잘 이해하고, 

  • 연구적 자세를 유지하며, 

  • 뛰어난 임상능력을 지니면서도 

  • 새로운 의학지식을 끊임없이 흡수해 나가는 

...의사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즉 의과대학에서의 교육과정은 지식과 기술의 전수뿐만 아니라 전문인으로서 의사가 공유해야 할 가치, 규범, 사회적 정체성, 그리고 이에 따른 역할 등을 습득해야하는 과정이어야 하며(정유석 등, 2000; 김정선, 2002), 천경희 등(2009)은 의과대학이 의사가 되기 위한 나름의 문화와전통을 전수하여 학습자인 의과대학생들이 이러한 암묵적 지식을 체화된 지식으로 습득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론적 배경


1. 교육풍토


사전적 의미로 풍토(climate)란 어떤 지역의 기후와 토지의 상태를 의미하는말로, 어떤 일의 바탕이 되는 제도나 조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네이버국어사전). 예를 들어, 사회적 풍토는 사회나 집단의 생활을 특징짓는 일반적인분위기로 그 사회나 집단을 구성하는 각 개인의 생각과 행동에 근본적인 제한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며(네이버 국어사전), 이와 유사한 개념인 조직 풍토는 구성원들에 의해 인식된 조직의 독특한 성격으로 지속성이 있는 사회심리적 상황을의미한다(박소연, 2005).


교육에서의 풍토는 학급풍토, 학교풍토, 학교조직풍토(김아영 등, 2002 등) 등의 용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교육기관의 조직풍토, 학교교육풍토등의 다양한 용어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Hoy와 Miskel(1987)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그 조직의 업무와 관련된 환경에 대하여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인식으로 조직 풍토를 정의한바 있으며, 이를 적용 한다면, 학교풍토란 학교의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인식이자 한 학교를 다른 학교로부터 구별해준다거나 학교 내 조직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내적 속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학교풍토에 대한 연구는 이것이 교육적 성과, 특히 성취와 관련이 있다는 믿음과(Pallas, 1988), 학생들의 학교 만족도와 관련 된다(Samdal 등, 1998)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학교풍토와 관련된 많은 연구들(김희규, 2005; Hoy등, 1991)에서 학교풍토와 조직풍토의 의미가 다소 혼용되게 사용되고 있으며,학교의 구성원으로써 학생들이 지각하는 문화의 개념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의상사와의 관계’, 혹은 ‘교장의 행정적인 행위가 교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같이 학교 내 교육적인 풍토에서 교육대상자인 학생들이 그 연구의 대상이아닌 경우가 많았다.


윤소정 등(2007)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지적 능력의 효과적인 발현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학습에 보다 심층적으로 접근하고, 학습을 스스로 조직화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교육환경의 개선 및 조성이 요구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교육환경은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심리적문화적 환경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의과대학에서 전수될 다양한 지식, 태도는 드러난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도 있지만, 전문성을 포함한 좋은 의사로서의 자세나 태도, 혹은 의과대학만이 보유하고 있는 독특한 문화는 잠재된 교육과정을 통해 암묵적으로 전수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의과대학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암묵적 혹은 외현적 문화와 전통을 대표하는 말이 바로 풍토라고 할 수 있다(천경희외, 2009).


이에 본 연구진은 의과대학에서의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의 행위나 학습 및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전반적인 사회심리적 상황을 교육풍토로 정의하고, 학생들이 대학 내에서 경험하고 지각한 다양한 사회심리적 상황들에 대해 포커스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이후 FGI로 표기)를 실시한 후, 이를 기반으로 교육풍토를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의과대학에서의 교육풍토를 알아보기 위해 타 대학 유사전공 학생들과의 인터뷰 결과를 비교하여 의과대학의 교육적 문화와 교수, 선후배, 동기들과의 관계, 학습상황 및 학업에 대한 인식 등을알아보았다.


2. 자기주도적 학습태도


교육에서 추구하는 이상적인 학습자란 자신의 학습과정에 인지, 동기, 행동의측면에서 능동적으로 참여하여(Zimmerman & Schunk, 1989) 그 결과로서 높은학업성취도에 도달한 학습자라 할 수 있다(신희경, 2006). 이때 능동적 참여는자기주도적 학습태도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세계화 속에서 도래되는 지식기반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성과 자율성, 능동성 그리고 창의성을 갖추고 지속적인 평생학습을 주도할 수 있게(OECE, 2004) 만드는 주요한 학습자의 특성이다.


자기조절 학습(self-regulated learning) 혹은 자기주도 학습(self-directed learning)은 자신의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목적 지향적인 행동을 보이는현상을 설명하고자 구안된 개념이다. 

    • Knowles(1975)는 타인의 조력여부와 상관없이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 요구를 진단하고, 학습목표를 설명하며, 그 학습에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확보하고, 적합한 학습 전략을 선택해서 실행하고, 자신이 성취한 학습 결과를 평가하는데 주도권을 갖는 과정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 권성연 등(2003)은 자기조절 학습이란 학습자가 추구하는 목표를 가지고, 학습자 스스로의 선택과 자율적인 의지에 따라 인지, 동기와 정서, 행동, 환경적 차원의 통제와 조절을 체계적으로 활성화 해나가는 과정으로 정의하였으며,

    • Zimmerman(2000)은 자기 스스로 생성하는 것으로 개인적인 목표의 성취를 위하여 주기적으로 적용되거나 계획된 사고, 느낌, 행동이라고 자기조절에 대해 정의하였다.


자기조절 학습 혹은 자기주도 학습에 대한 연구는 인지중심, 동기중심, 행동중심의 3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양명희 등, 2002). 

    • 인지중심 연구들로는Zimmerman 등(1990)의 연구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은 낮은 성취자와 높은 성취자들간의 비교연구를 통해 높은 성취자들이 다양한 인지전략과 메타인지전략을 보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사용한다고 하였다. 

    • Ames 등(1988)은 동기중심 연구자들로 숙달목적을 지향하는 학생들이 전형적인 자기조절학습 전략을 보이며, 학습 자체에가치를 둠으로써 보다 도전감을 주는 과제를 선택하게 한다고 하였고,Schunk(1990)는 자기 효능감이 높은 학생들이 참여 적극성과 노력의 강도, 그리고지속시간에서도 더 월등하다고 하였다. 

    • Newman 등(1990)은 행동중심 연구자들로어려운 과제에 직면할 때 자기조절학습자들은 도움구하기 행동을 보이거나 스스로학습 자료를 찾는 적극적 행동을 보여준다고 하였다. 

양명희 등(2002)은 자기주도적 학습과 학업성취, 자아개념, 학교에 대한 태도와 만족도 등과의 관련성을 확인하면서 인지조절, 동기조절, 행동조절이 각각의 차원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인관계를 통해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그중 동기조절 능력이 학업성취효과에 가장 큰 효과를 미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의학교육에서의 자기주도 학습과 관련한 국내 연구로는 윤소정 등(2007)의 연구를 들 수 있는데, 의과대학생과 의학전문대학생간의 학습 성향 차이를 살펴본연구에서 학교적응과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학습접근방식(approaches to learning), 비판적 사고성향(critical thinking dispositions), 그리고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을 들었다.


3. 창의적 사고


지금까지의 창의성에 대한 개념은 ‘기존하는 요소들로부터 새롭고 유용한 결합을 이루어 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창의성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기적이 아니라 기존하는 요소, 즉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 간직한 지식이나 축적된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고 유용한 결합을 만들어 내는 능력임을 의미한다. 또한 창의성은 특별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정신적 활동이 아니라, 보통 사람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며, 누구든지 교육과 환경의 변화를 통해 자기발전과 자기 행복을 위해서 계발되고 활용할 수 있는 사고방법이다(김준 등,2004).


일반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무관한 아이디어들의 조합 혹은 기존의 아이디어들 간의 새로운 관계를 찾거나 다른 방식으로 그 아이디어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따라서 창의적인 과정은 아이디어들을 조합하는 과정이거나 아이디어들 간의 관계에 대한 지각을 의미한다(Davis, 1983). 이러한 과정에서의 전문적 지식의 영향에 대한 논란은 의학에서 혹은 의사의 과업에서 창의적 사고가 필요한지에 대한 논란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러나 축적된 지식을 통한 학문적 성숙과 창의적 발견을 통한 학문적 진보는 학문의 발전에 늘 함께 공헌해 왔으며, 의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창의성에 대한 연구는 창의성의 구성요인들에 대한 연구도 포함하는데, 창의성의 구성요인은 

    • 넓게는 관련 지식과 태도, 기능을 포함하지만, 

    • 좁게는 창의적 기능만을 말하며 이는 새롭고 유용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사고능력으로 확산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로 구성된다(홍기칠, 2004). 

      • 이때 확산적 사고는 민감성,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으로 구성되고, 

      • 판적 사는 정교성, 신뢰성, 적절성이 포함된다(김영채, 1999; 홍기칠, 2004).


의학에서 창의성이 필요한 근거를 찾아보자면 바로 창의성과 문제해결력과의관계(Kirton, 1989)에서 찾을 수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문제를 인식하고,파악하며, 발견하고, 정의하는 과정이 요구되는데 이 과정은 창의성이 발현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문제가 기존에 갖고 있는 장애를 제거함으로써 해결되는경우보다 더 효과적인 해답을 얻기 위해 문제를 창출하여 해결하는 경우에 창의성은 더욱 요구된다. 의사가 환자와의 만남에서 겪게 되는 진료와 시술의 모든과정은 바로 문제해결의 과정이며, 때론 환자가 갖고 있는 불편함과 고통, 병부를 제거하거나 치료하는 일로부터 더 나은 환자의 삶을 위해 치유의 과정을 제공하는 것 모두가 바로 문제해결의 형태이다. 의학에서의 창의성은 환자에게 새로운 시술을 매번 제공하라는 의미, 혹은 실험정신과 같이 사례마다 창의적 해결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지혜로운 의사로서의 태도와 문제해결을 위한 사고가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 법



2. 방 법

먼저 A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주도 학습태도검사를 실시하였으며, 이후 A의과대학생 10명과 B공과대학생 10명을 대상으로 교육풍토와 관련된 FGI 및 자기주도 학습태도검사와 창의적 사고 검사가 실시되었다.


가. 자기주도 학습태도검사


Guglielmino(1977)의 자기주도학습 준비도척도(58문항), West와 Bentley(1990)의 자기주도학습 준비도척도(32문항), Gibbons(2002)의 자기주도성 검사(30문항)를 참조하여 총 120문항의 자기주도 학습태도 검사를 개발하였으며, 이중 중복되는 21개 문항을 제외한 99개 문항의 검사지를 사용하였다. 검사는 5점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었다. 이 검사에 대한 최종 2차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총 6개의 요인, 51개 문항으로 구성된 척도를 도출하였으며 이들 하위요인은 학습에 대한 애정(α=.87), 학습/과제 효능감(α=.88), 독창성/새로움 추구(α=.82), 자신에 대한 긍정기대(α=.82), 학습에 대한 자기성찰(α=.73), 학습에서의 자율성(α=.70)이다.안면타당도 검증은 교육학전공자 2명, 심리학전공자 2명에 의해 이루어졌다.Guglielmino(1977)의 자기주도학습 준비도검사와의 상관은 α=.84(p<.001)였다.


나. 창의적 사고 검사


창의성 측정을 위하여 Torrance가 개발한 것을 김영채(2004)가 번안한TTCT 도형 A형 검사를 사용하였다. 인터뷰 진행 및 기타 검사로 인한 피로를줄이기 위해 비교적 문화적 영향을 덜 받는 도형검사만을 사용하였다. 분석을 위해 교육학전공자 1명과 심리학전공자 1명이 평정자로 참석하였으며, 최종 평정자간 신뢰도는 .87이었다.


결 과




결 론


본 연구에서 살펴본 두 개 대학 소속 학생들의 교육풍토에 대한 지각은 교수,선후배, 동료들과의 관계 및 학습상황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자기주도 학습태도와 창의성에 대한 인식 또한 차이가 있었다. 이는 학문적 특성과 교육목표의 차이, 그리고 이미 형성되어 있는 대학 문화와 교육 풍토의 차이에 기인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 간의 인관관계는 추후 연구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의과대학생들은 

  • 교수들을 의사소통이 다소 어려운 상위자 혹은 복종해야하는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 교수들의 권한 및 권위는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선후배와의 관계 또한 위계적 관계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 결속력이 높다고인식하고는 있었으나 다소 강제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 관계적 측면에서의 위계성은 의과대학 졸업 후에도 의료기관에서의 복무까지 이어지는 직무연차 개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 학년별 수학의 결과로 확실한 지적 위계가발생하고 이는 절대 달라질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 그러나 학습에 있어서는 그룹 활동이 보편화 되어 있고, 친밀한 동료들과의 스터디그룹이 학교생활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경직된 문화는 수업에서도 반영되는데 

  • 수업 시 발문이 허용되는 정도가적으며, 

  • 과제의 경우에는 그 내용과 분량 등을 동료들과 협의하여 한정짓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는 매우 독특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 이러한 현상은 학습량이과도하여 학습자들 스스로 경쟁적 상황을 통제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며, 

  • 학습과정 모두가 시험과 연관되어 지각되고 이루어지고 있었다. 

  • 특히 학습은 스스로 찾거나 탐색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집어주는 내용을 암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었고, 

  • 이러한 수동적 입장은 6년간의 교육을 통해 매우당연한 것으로 인식된다고 진술하였다. 

창의성에 대한 생각 또한 

  • 현재의 학습상황에서는 창의적일 필요가 없으며 

  • 오히려 사람을 진료하고 치료하는데 있어서는지침과 안전이 우선시 되므로 창의성은 위험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이는 의학의 학문적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써 생명을 다루는 일에 있어 실수나 위험에 대한 감수와 허용이 안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풍토는 실제 자기주도성 검사의 비교 분석에서도 반영되는데, 비록인터뷰 대상자의 수가 적어 일반화에 한계가 있으나 대부분의 학업성취가 높은학생들이 자기주도성이 높은 것(한지영, 2008)과 같이 조사대상자들 또한 자기주도성 검사의 점수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지만, B대학과의 비교에서는그 하위요인인 학습에 대한 애정, 학습 및 과제에 대한 효능감, 자신에 대한 긍정적 기대, 학습에 있어서의 자율성 등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A 의과대학생들이 B대학 학생들에 비해 ‘학습 및 과제에 대한 효능감’과 ‘자신에 대한 긍정적 기대’에서 낮다는 점은 단순한 개인차가 아닌 교육풍토의 차에서 발생될 수 있는 것으로 사회적 지지의 부족에 의한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학습량이 과도하고, 암기와 시험에 함몰된 상황에서는 애정을 가지고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적 상황 및 진급탈락 회피를 위한 학습을 할 수밖에 없으므로 B공과대학생들에 비해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기대에 있어서 B대학의 점수가 높은 것은 대부분의 교수진이 학생들에게 긍정적기대감과 긍지를 심어주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능한 점이며, 의과대학에서도 이러한 긍정적 지지와 자기주도적인 문화가 공유될 필요가 있다.


창의성에 있어서는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차이가 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 첫째는 두 집단 모두 창의성에서 상위집단이므로 서로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의과대학생의 경우, 진학 시 수학능력시험에서 상위 1∼2%에 속하는 학생들로 이미 학업성취가 높으며(김미라 외, 2006), 본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두 대학 모두창의성의 평균 백분율이 상위 30%이내에 속하므로 유사한 고 성취 집단 간의차이가 유의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수학능력이 상위 1~2%에 해당되는 학생들의 창의성이 상위 30% 이내라는 점에서 수학적 잠재성에 비해 창의적 잠재성이 다소 낮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또 다른 이유로는 창의성 척도의 문제를 들 수 있는데, TTCT가 확산적 사고를 측정 한다는 점에서 고 성취집단에서의 창의성 차이를 비교하는 것 보다는 창의성의 구조를 밝히는 척도를통해 인지, 성격, 동기 등의 요소를 측정하는 것이 오히려 의과대학생의 창의성을 설명하는데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이후 연구에서는 창의성의 측정문제를 다시고려하여 다양한 접근 시도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는 교육풍토의 차이를 의과대학과 유사전공인 1개 공과대학의 생명과학과 학생들간의 인터뷰를 통해 비교하였으나 이후 연구에서는 의과대학간 교육풍토의 차이와 자기주도학습 태도간 차이 또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의과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중요한 역량으로서의 자기주도성에 대하여 

  • Aspinwall 등(1997)은 자기주도 학습자가 특별한 태도, 성격 및 능력을 가지는데, 자기주도 학습자는 학습에 대한 개인적 책임을 수용하고, 문제를도전으로 인식하고 배우며, 또한 도전하고자 하는 열의를 가진다고 하였다. 

  • 자기주도 학습자의 성격은 주로 동기 유발적이고 독립적이고 자기 훈련적이며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능력으로는 기본적인 연구능력과 시간관리 능력을 들 수 있다(한지영, 2008)고도 하였다. 

  • 채수진 등(2008)의말처럼 지식기반사회에서 의과대학은, 학생들에게 하나의 핵심역량으로서 변화에대응하여 문제해결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자기주도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대학 자체가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일 수 있는 환경을조성하고 먼저 교수자들부터 이러한 풍토를 만들 수 있도록 개선의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다. 


높은 지적 능력과 성취를 보이는 의과대학생들이 스스로 긍정적인동기를 가지고 도전의식과 열의를 가지고 학습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현재 우리의 교육풍토가 이들의 의과대학 생활과 학습에 대하여 이러한긍정적 기대를 하기에 적합한지, 과연 이들이 행복한 학습 환경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자신을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천경희 등,2009).


Cropley(2001) 또한 고등교육에서의 지식에 대한 잘못된 개념 확립이 창의성을 신장시키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하였다. 실제로 대학에서의 지식은 사실적 지식이 아닌 생성적 지식(Candy 등, 1994)을, 기존의 스키마와 새로운 상황으로부터 의미를 생성할 수 있는 능력(Anderson, 1993)과 같은 메타 인지적 요소를포함하는 능력 등으로 재정의 되어야 할 것이다. 즉, 지식의 내용으로 정의하기보다는 어떤 과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지식, 술기, 태도 혹은 어떤 과제를 해결하는데 반드시 요구되는 심리적, 인지적, 행동적 특성 등으로 정의되어 질 필요가 있다. 이것이 역량기반(competence-based) 혹은 성과기반(outcome-based)의 목표들로 구현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은 위계적 환경과 기계적인 암기를 요구하는 학습 전통을 가지고 있어 비판적 사고성향을 기르는데 어려움이 있으며(Shin 등, 2006), 또한 의학교육과정은지식을 독립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능력을 개발하기 보다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기억하는 것을 주로 강조하는 교육이다(Firsby, 1991). 


따라서 자기주도적 학습 및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를 포함하는 역량기반 혹은 성과기반의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은 사실상 의학교육에 있어서 하나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천경희 등(2009)의 연구에서도 논의한 바와 같이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제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어떻게 교육과정에서 이러한 역량들을 갖춘 학생들을 길러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의과대학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각각의 의과대학에서는 진정한의미의 의사되기 과정을 제공하고, 이를 공유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어떻게미래 사회에 적합한 교육적 문화를 창출하고 공유하며 전수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의과대학 역량기반 교육에 관한 논의의 첫 단계로 1개 의과대학(A)과 1개 공과대학(B) 학생들과의 인터뷰와 조사를 통해 의과대학의 교육풍토와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태도, 그리고 창의적 사고에 대하여 알아본 것이다. 168명의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자기주도 학습태도를 살펴본 결과, 6개의 하위 영역 중 ‘독창성과 새로움의 추구’ 요인과 ‘학습에 대한 자기성찰’요인의 점수가 타 요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개 대학의 인터뷰 대상자들 간 비교 결과, 창의성에 있어서는 집단 간 차이가 없었으나 자기주도 학습태도에 있어서는 ‘학습에 대한 애정’, ‘학습 및 과제에 대한 효능감’, ‘자신에 대한 긍정적 기대’, ‘학습에 있어서의 자율성’의 4개 요인에서 A대학 학생들이 B대학 학생들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풍토에 대한 인터뷰에서는 교수, 선후배, 동료들 관의 관계, 학습과 관련된 측면에서 집단 간 차이가 있었으며, 미래의 역량 있는 의사 양성을 위해 의과대학에서 어떤 문화를 창출하고 공유하고 전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요구된다.

주요어: 교육풍토, 자기주도 학습태도, 창의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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