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일본 의사 양성과정 비교 연구(KJME, 2007)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임현선․안덕선․안서원




서 론


가.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여 세계 각국은 개방화의 추세 속에서 경제적 상호 보완성에 기초한 공동번영을구가하고 있다. 각국은 자국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지역협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2001년 WTO-DDA (DohaDevelopment Agenda) 협상에 따라 의료 서비스도 시장개방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Kim et al., 2003). 이렇듯 국제화 시대로의 변화는 시장 개방뿐 아니라 사회전반적인 분야에서 국가 간 전문 인력의 이동을 증가시켰으며, 이에 전문 인력을 상호 인정하기 위한 전문가 양성 및 자격 제도에 대한 검토와 고등교육 분야의 국제 표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따라 의학교육 과정과 교육 환경에 대한 국제 표준화도 활발하게 추진 중에있다. 현재 의학교육의 표준화를 추진하는 대표적인국제기구로는 세계의학교육연맹 (World Federationfor Medical Education, WFME)과 국제의학교육기구(Institute for International Medical Education, IIME)가 있다. 

    • 국제의학교육기구 (IIME)는 학생의 수행능력에 초점을 둔 국제 필수 최소 요건 (Global MinimumEssential Requirements)을 제시하였고, 

    • 세계의학교육연맹 (WFME)에서는 의학교육의 국제 기준 (GlobalStandards in Medical Education)을 개발하여 교육목표, 교육과정, 학생평가, 학생사항, 교수진, 교육자원, 과정평가, 학사행정, 지속적 갱신의 9개 영역에대한 총 36개의 필수기준과 권장기준을 제시하고있다. 이는 의학교육 전반에 걸친 사항을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평가, 인정함으로써 의학교육의 질을유지하려는 취지이다 (van Niekerk, 2003).


이렇듯 세계화와 의료시장 개방 및 국제 표준화의압력은 급변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국제 수준에 맞는의료 인력을 양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문화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의학교육의 세계화를 위하여 무조건 서구 사회의 정해진 틀에 의사 양성과정의 기준을 맞추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문화와 현실에 적합한 기준을 세워 의학교육과정 및 면허제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비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성에 입각하여 본 연구에서는 서구의의사 양성과정의 표준화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동북아시아의 문화, 사회적 배경을 고려한 의학교육의표준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동북아시아 주요국인 한국, 중국, 일본의 의학 교육과정 및 면허 제도를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외적으로는 세계적인 의료 시장 개방에 대응하며, 내적으로는 의료 인력 수준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의사 양성과정을 정비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


나.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


미국이나 캐나다의 의과대학은 주로 학부생이나 학부졸업생을 입학생으로 제한하여 전문대학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한국, 중국, 일본의 의과대학은 현재 고등학교 졸업자에게 의과대학 입학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의과대학 교육기간도 한국의 경우 6년과 8년, 일본은 6년, 중국은 3년, 5년, 7년, 8년으로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일반적인 북미 의학교육 체제처럼 의학 전 교육, 기초 의학 교육, 졸업 후 의학교육으로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세 나라의 근대적 의학교육이 시작된 역사․사회적 배경과면허제도를 분석한 후, 각국의 의학교육과정을 세계의학교육연맹 (WFME)에서 제시한 기본 의학교육 (BasicMedical Education, BME), 졸업 후 의학교육 (GraduateMedical Education, GME), 평생 의학교육 (ContinuingMedical Education, CME)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자료는 선행 연구 문헌이 기초가 되었으며, 기존 자료를 보강하기 위하여 한국, 일본, 중국의 주요 의과대학 및 국가 면허 기관의 협조를 구하여 이메일과인터넷을 통해 의학 교육과정 및 면허 제도에 대한 현황과 최근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중국과일본의 일부 대학을 방문하여 얻은 자료를 참고하였다.


본 론


가. 한국․중국․일본의 의학 교육과정 및 면허제도 분석


1) 한국


a. 의학교육의 역사․사회적 배경


한국의 근대적 서양 의학교육은 1890년대 말 미국북장로회 선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제중원이 설립되고1899년에 대한제국 정부가 3년제 관립의학교를 세우면서 도입되었다. 이러한 근대적 의학교육기관은 근대 서양 의학과 전통 의학을 동시에 교수했다. 이후 광혜원의 선교사들에 의해 세브란스 학교가 설립되고1907년 최초의 졸업생이 배출되었다 (Meng, 2001).


      • 1920년 한일합방 이후 의학교는 대한의원부설 의학강습소를 거쳐 4년제의 의학전문학교인 경성의학전문학교가 되었다. 

      • 1926년 경성제국대학에 의학부본과 과정이 설립되면서 의예과 2년, 의학과 4년제의 현행 의학교육체제가 최초로 도입되었다. 

      • 해방이후 기존 의학전문학교들도 의과대학으로 바뀌면서 의예과 2년, 의학과 4년의 제도는 2005년 일부의과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할 때까지한국 의학교육 체제의 기준이 되었다.


6.25 이후 한국 의학교육은 미국의 제도가 의과대학이나 졸업 후 의학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그러나 1960년대부터 1970년대를 거치는 동안 의학교육의 내용이나 방법에 있어 주목할 만한 변화는없었다 (Kim et al., 2003).


b. 면허제도


한국에서 의사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의료법 제 5조에 따라, 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을 졸업하고 의학사의 학위를 받은 사람이 국가시험에 합격하여야한다. 국가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의료법 제 8조의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의사로서 모든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 의사국가시험은 시행 이후 큰 변화가 거의 없었다. 시험과목이나 문항 수, 그리고 시험 절차 등의 작은 변화는 있었지만, 일회의 필기시험으로 의사의 자격과 면허를 부여하는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임상의학 교육이 확대됨에 따라 2010년부터는 국가적 차원의 임상실기시험이 실시될 예정이다 (Lee, 2003).


c. 의학교육과정


i) 기본의학교육 (BME)


한국 의과대학 교육과정은 2년의 의예과와 4년의의학과 교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의예과에 입학하는 자격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으로 정하고 있다. 정보화 사회의 영향으로 의학교육에 필요한 지식이 급격히 증대되고 조기 임상의학 교육에 대한필요성이 커지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기초의학 분야가운데 일부를 의예과에서 교육한다. 일부 신설의과대학에서는 의예과와 의학과를 구분하지 않고 6년제 의학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2005년부터 일부 의과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바뀌면서, 학사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의예과 과정 없이 4년의 기본의학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07년 현재 전체 41개 의과대학 중 28개 대학에서 의학전문대학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13개 대학은 의학전문대학원과 의과대학을 병행하여 운영하고 있다.


교육의 내용적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변화가일어나고 있는데, 단순 지식의 암기 위주의 교육, 수동적 학습자 양산, 임상과의 연계 부족, 환자 및 지역사회와의 연계 부족 등과 같은 의학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한 몇몇 의과대학에서 최근 자기주도성과 인성 강화를 강조한 교육과정으로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목적으로 인문사회의학의 선택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ii) 졸업 후 의학교육 (GME)


한국은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하여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면허증을 받은 의사는 법적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졸업 후 의학교육은 선택적이고 자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의 대부분은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을 선택한다. 전문의 수련과정은 26개의 전공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1년의 인턴과정과 4년의 레지던트 과정 (가정의학과 3년)으로 이루어진다.


iii) 평생 의학교육 (CME)


한국 의사는 평생 의학교육의 일환으로 법적으로제한하고 있는 연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의사 연수교육 시행 규정은 1973년 제정되어 몇 차례 개정되었다. 연수교육은 연간 12평점 이상의 교육을 이수하여야 하며, 과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1평점은 약 1시간 정도이다. 연수 교육 내용은 임상교육과 기초교육을 병행하여야 하며, 10% 이내의 의사윤리교육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연수교육에 대한법적 규제에도 불구하고 그 활동은 매우 비효과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이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의료인에 대한 현황 파악이 어렵고, 교육에 대한 지원및 예산이 부족하다는 문제점과 보수교육 관리 체계의 문제, 프로그램 평가 기능이 미약하다는 문제점 때문인 것으로 본다 (Kam, 1999).


2) 중국


a. 의학교육의 역사․사회적 배경


중국에서 서양 과학기술에 기초한 근대 의학교육이시작된 것은 20세기 초이다. 1917년 Rockefeller 재단은북경연합의과대학 (Peking Union Medical College)을 세우고, 1928년 중국의학협회 (China Medical Board)를세웠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의학교육도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중국 정부는 1951년북경연합의과대학과 그 부속병원을 접수하고 중국의학협회를 해산하였다. 중국의학협회는 이후 1980년에야 복구되었고, 현재는 13개 의과대학 교육을지원하고 있다.


      • 1949년에서 1965년까지 중국 정부는 소련의 의학교육 모델에 따라 의과대학을 독립적인 대학으로 만들었다. 

      • 한편 1956년 5개의 중국전통의과대학 (TraditionalChinese Medical Colleges)이 설립된 이후 전통의과대학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중국전통의과대학은 한의학자를 양성하려는 목적으로 서구식 의과대학과 비슷한 5년과 7년제 학교이다. 

      • 1966년에서1976년까지 문화혁명 기간에는 모든 의과대학이 폐교되었고 1970년대 중반 의과대학이 재개되었을 때에는 입학시험이 폐지되고, 모든 교육과정이 3년으로 축소되었다. 이로 인하여 의학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 문화혁명 이후에는 의학교육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질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1977년 입학시험이 다시 시행되었고, 졸업 후 교육 또는전공의 수련이 수행되었으며, 수련을 제대로 받지못한 의료인에 대한 보수교육과 재교육이 시작되었다 (Deng, 1990). 

      •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전보다임상실습의 중요성이 확대되었고, 1988년 이후에는문제기반학습이 도입되기도 한다. 

      • 1996년에는 이르러 이급의과대학이 550개, 의과대학이 123개, 중국전통의과대학이 30개에 이르게 된다. 

      • 1999년에 중국 정부는 학제간 연구와 교육, ‘세계 수준의 대학’을 만들기 위하여 일부 대학에 집중적인 지원을 하여 비의과대학과 통합한 ‘종합대학’을 만드는 대규모 구조적 변화를 시도하였다. 이로 인하여 50여 년간 지속되어온 소련의 의학교육 체제는 미국 체제로 바뀌게 되었다.


일부 대학은 지난 20년간 교육과정을 개편해왔다.현재 중국 정부와 의과대학은 의학교육의 질을 개선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하고 중국인의요구를 충족시키는 질 높은 의료인을 배출할 수 있도록 통합교육과 소집단 학습, 인문학, 윤리, 사회,의사-환자 관계, 문제해결 기술, 평생학습, 컴퓨터과학을 포함한 정보과학, 영어와 같은 과목을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최근에 개발된 국가 면허 규정도 의학교육의 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의일환으로 볼 수 있다 (Schwarz et al., 2004).


b. 면허제도


중국의 현대 의학교육은 1966년에서 1976년까지의 문화혁명을 기점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Reynoldset al., 2004). 


1965년 당시 중국에는 소련 의학교육체제의 영향으로 298개의 3년 또는 4년의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이급의과대학과 5년의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92개의 의과대학이 있었다. 이 외에도 21개의 전통적인 중국의학을 가르치는 중국전통의학원이 있었다. 이 당시 이급의과대학 졸업생들은 임상현장에서 실습을 거친 후 진료를 할 수 있었다. 의과대학의 경우 대개 3년의 기초과학, 1년의 임상의학, 그리고 1년의 실습으로 교육과정이 이루어졌으며, 졸업 이후 더 이상의 수련 없이 진료를 할 수 있었다. 별도의 자격시험이나 면허제도는 없었다(Yang, 1991).


현재와 같은 자격시험은 2000년 의학교육의 질을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현재 중국이 당면한 의학교육의 과제는 의학교육의 질을 높이고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의 수요에 맞는 적절한 수와질의 의사를 공급하는 것이다 (Gao et al., 1999). 이전까지는 별도의 면허자격시험 없이 의과대학 졸업후 해당 지역 보건부에 등록을 하면 진료를 할 수있었기에 의료 서비스의 질이 보장되지 못했다.2000년 처음 실시된 면허시험에는 약 30만 명의 학생이 응시했으며, 이중 30% 정도가 탈락했다.


c. 의학교육과정


i) 기본의학교육 (BME)


중국 의과대학은 국가대학입학시험 (National College Entrance Examination)을 통해 고등학교 졸업생이 지원할 수 있다. 의과대학의 수련기간은 대개 5년이나7년이며, 예외적으로 3년 과정의 의과대학들이 있다. 

      • 5년 프로그램은 기초 의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어느 정도의 임상기술과 예방의학에 대한 지식을갖고 있는 미래의 진료 의사를 양성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 전형적인 7년 교육과정은 기초 의학과 임상실습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8년제 프로그램은 1917년 북경연합의과대학과 함께 시작되었으며,수료 시 의학박사를 받게 된다. 8년의 교육과정 중의예과 과정은 2년 6개월이며, 현재 칭화대학교에서제공하고 있다. 기초 의과학 과정은 총 1년 6개월동안 북경의과대학의 기초의학부에서 제공하며, 임상의학 과정은 3년 4개월이며, 이 기간 중 북경연합의과대학 부속병원의 내과, 외과, 산과, 소아과에서의무적으로 4개월씩의 임상수련을 받도록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총 8개월의 연구과정에 논문 준비와심사를 완료해야 한다.


중국 의과대학생은 매년 졸업 전 종합적인 임상시험을 본다. 이 시험은 약 200개의 선다형 문항과CET (College English Test)라는 국가 영어능력시험을 포함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CCGT (Computer Competence Grading Test)라는 컴퓨터능력검사를 본다. 중국의 의학교육은 현재 변화의 시기에 있다. 국제적 수준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대학은 대학끼리의병합을 추진하고 있고, 국제의학교육기구의 최소 요건또한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이의 영향으로 졸업생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객관구조화진료시험 (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 OSCE)과 표준화 환자 사용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ii) 졸업 후 의학교육 (GME)


중국에서는 의과대학의 기본 교육을 마치면, 졸업생 대부분은 바로 진료를 하게 된다. 전공의나 졸업후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잘 발달되어 있지는 않다

      • 5년제 의과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졸업과동시에 지방이나 시골지역으로 내려가 일반의가 된다. 

      • 8년제 의과대학은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한 코스이다. 

      • 그러나 5년제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하더라도5년간의 졸업 후 교육을 받으면 전문의가 될 수 있다.


ⅲ) 평생의학교육 (CME)


중국에 평생의학교육 과정은 예전에 교육 받은 의사들의 지식과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며, 다양한 기간으로 제공되고 있다. 또한 기존에 배출된 의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보건성의 지원 하에 550만 명을 대상으로 보수교육도 진행 중인데, 이를 위해 인터넷 원거리 학습이 활용되고 있다. 이 외에 국가 단위의 의과대학 인정평가기관의 설립도 요구되고 있다.


3) 일본


a. 의학교육의 역사․사회적 배경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독일의 의학교육 제도를그대로 받아들였다

      • 임상의사의 양성을 위해 일본전역에 3년제와 4년제의 의학전문학교를 세우고 의학교육자와 고급학문연구자의 양성을 위하여 예과3년과 본과 5년의 도쿄대학의 의학부를 도입했다. 

      •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2년의 진학과정 후 입시를 거쳐 4년제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제도가 도입되었다.

      • 현재의 6년제 교육과정은 1973년 학교교육법 개정이후 시작되었고, 2년의 인문사회학, 2년의 기초과학, 그리고 2년의 임상수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 1991년 대학인정기준법의 시행으로 문부성의 교육과정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초와 임상의 통합적인 6년제 과정으로 바뀌고, 장기별 교육과정과 문제바탕학습도 도입되었다 (Kozu, 2002; Lee, 2004).


일본에는 80개의 의과대학이 있으며, 42개는 국립대학, 8개는 공립, 30개는 사립대학이다. 일본의 의학교육은 1990년대 이후 크게 변화하였는데, 주요 내용으로는 일차 진료를 볼 수 있는 의사 양성과 진료의질을 향상을 위한 임상교육의 강화라고 할 수 있다(Onishi & Yoshida, 2004). 2001년 치․의학 교육을위한 협력조사위원회 (Board of Collaborative Surveyfor Future Medical and Dental Education)에서는 국가단위의 핵심교육과정 모델을 제시하였다. 이 모델은의학교육의 전체 내용을 개괄할 수 있는 학습내용과장기별 교육과정에 따른 세부교육복표, 참여적인 임상실습을 강조하고 있다 (Sato, 2002). 이 모델은 2005년 국가수준 시험인 공용시험 (Common AchievementTest)의 도입에 영향을 미쳤다 (Ban, 2005).


b. 면허제도


6년간의 의학교육과정을 마친 학생은 졸업 후 정부에서 주관하는 의사국가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고 의사면허를 받는다. 이 국가시험에 매년 8,500명내지 9,500명 정도가 응시하며, 합격률은 90% 내외이다 (2001년 90.4%, 2002년 89.6%). 일본의 의사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자격 요건은 법으로 정하고있으며, 학교교육법에 근거하는 학교의 의학 정규과정을 마친 사람이거나 졸업예정인 자로 의사국가시험 예비시험에 합격 후 1년 이상 진료 및 공중위생에 관한 현장 수련을 경험해야만 한다 (Lee, 2003).


c. 의학교육과정


i) 기본의학교육 (BME)


일본은 ‘대학입시 센터시험’과 고등학교 성적으로서류 전형을 실시한 후, 각 대학별로 실시하는 자체시험과 면접 결과를 입학사정에 반영한다. 또한 우수한 수험생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추천입학제도 도입과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고려하고 있다.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은 1991년에 개정된 대학설치기준에 따라 의예과 2년, 의학과 4년의 과정에서6년제 과정으로 개편한 의과대학이 전체 80개 의과대학 가운데 65개에 대학에 이른다. 과거의 2년, 4년 과정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종합대학의 의과대학도 있지만, 저학년에서부터 전문교육을 시행하는 대학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한 통합교육과정의 일환으로 교양교육과 생명과학을 통합하기도 한다. 현재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국립대학은 43개 가운데 33곳이고 사립대학은 29개중에서 27곳이다. 공립대학에서는 8곳 가운데 3곳이 부분적으로 통합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2005년부터는 문부과학성이 주관하는 공용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이 시험은 2002년부터 수회의 시험적 운영을 거쳤으며, 지식은 컴퓨터기반시험이고 태도와 기능은 객관구조화진료시험 (OSCE)으로 실시한다. 공용시험은 임상실습을 진료참가형으로 바꾸고, 실습 전에 기본적인 기능과 기술을 갖출수 있도록 하는 목적이 있다 (Kim et al., 2003).


ii) 졸업 후 의학교육 (GME)


일본은 인구 10만 명당 평균 의사 206명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의과대학은 현재 80개가 있고 매년 8천 명 이상의 졸업생들이 졸업하고 있으며, 졸업 후 의사들 65%는 공직에 근무하고 있다. 일본은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의 영향을 받아 1년간 인턴과정을 의무화하였다.그 후 1968년 졸업 후 면허취득과 함께 곧바로 의료활동을 할 수 있게 하였으며, 2년간의 졸업 후 교육이 권장되었으나 의무사항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단과 전문의들은 일반의로서의 소양이 모자라 환자에 대한 전인적인 접근이 부족하고, 임상수행능력이높은 일차 진료의 양성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후생노동성은 2004년부터 모든 의사들에게 졸업 후 임상수련을 2년 동안 받도록 하였다. 이는 의사로서의기본적인 도덕적 자질과 전인적인 의료 활동을 할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Lee, 2004).


iii) 평생의학교육 (CME)


일본의 평생교육은 일본의사회가 개원의나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과 전문의 인정제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일본의사회의 평생교육은 기본적인 의료과제와 의학과제로 나누어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실시되고 있고 신고제로 운영된다. 신고는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2000년의 신고율은 66.8%에 불과하다. 일본에는 미국식 전문의 제도가 없고 일본의사회, 일본의학회, 학회인정의제협의회가 협의를 거쳐 1984년에 13개 학회에 대하여 전문의를 승인하는 전문의 인정제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기존 제도와 새로운 전문의 제도 사이에 이해 충돌이 커서 전반적으로 시행되지 못하며 아직도 의료기관의 명칭에 전문의와 비전문의 사이에 차이가 없다. 한편 전문의 인정 갱신제도가 있어 5년마다 자격을 갱신하도록 하였다 (Kim et al., 2003).



나. 한․중․일 의학교육과정의 표준화 방안의 특징


동북아시아의 의학교육 표준화는 실제로 많은 사안을 안고 있는 복잡한 문제이다. 국가마다 사회․문화적 배경과 환경이 다르고, 한 국가 안에서도 의과대학의 수가 40여 개에서 120여 개에 달하기 때문에 외형적인 표준화는 실제로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한국, 중국, 일본의 의학교육의 형태는 현재 내용상에 있어서는, 즉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과목의범위는 유사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것은 전 세계에1800개가 넘는 의과대학의 공통점과 유사성으로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현재 세계의 의학교육 체제는 

  • 영국과 영국의 영향을 받은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와 중동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영국 영향지역과 

  • 과거 소련식제도의 영향을 받았다가 1980년 냉전 종식 이후 급속하게 서구식으로 바뀐 구소련 영향 지역, 

  • 마지막으로 미국 영향 지역인 북, 남미 대륙으로 분할될수 있다. 

사실상 이러한 체제의 근원지는 모두 영국,독일, 프랑스의 의학교육제도인 전통적 유럽 의학교육제도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지역별, 국가별로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의학교육의 근본적인 내용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북아시아 3개국의 특징은 세계의 어떤 나라도 갖지 못한 전통의학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될 수 있다

  • 일본에서는 전통의학을 기존의과대학 과정에 편입하여 한․양방간 의료 일원화를 하고 있다. 즉 전통의학을 전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의과대학 졸업 후 가능하다. 

  • 중국도 과거에는 중국전통의과대학이라는 별도 제도를 사용하였으나,현재는 중국의학과 서양의학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시행하고 있으며 의사 면허에도 차별을 두지 않아, 양의든 한의든 의사라는 하나의 직종으로 통일하여의사양성제도를 일원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 국은 한의사와 의사면허를 구분하고 별도의의과대학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교육과정의80%를 공유하고 있다. 

이는 한국, 중국, 일본의 지역 특성상 의학교육과정에 전통의학을 포함하여 타지역과의 차별성을 두고 표준화 과정에서도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특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다뤄져야 한다.


결 론


1990년대 이후 세계 의학교육은 지속적으로 변화해왔다. 급변하는 의학지식 습득을 위한 학생들의 자율적인 학습 능력이 중요시되고, 새로운 교육방법 및평가방법이 도입되었다. 또한 생의학적인 지식뿐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교육의 중요성이 증대되었고 임상교육의 강화로 조기에 임상에 노출되면서 실습시간이 증가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와더불어 세계화, 국제화의 영향은 의료시장 개방의 압력과 의료 인력의 국가 간 이동을 증가시키고 있다.이러한 추세는 의학교육과 면허제도에 있어서 국제적 표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인접한 세 나라의 의학교육의 역사와특징, 의학교육과정 및 면허제도를 비교분석하고 이에 근거하여 표준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3개국의 의학교육과정을 비교해 보면, 먼저 의학교육의 도입 배경이나 구체적인 교육과정에 있어서3개국이 모두 차이를 보이지만 3개국 모두 국제적인 의학교육의 변화를 수용하고 있다. 세 나라의 기본의학교육과정을 살펴보면, 

  • 한국은 현재 많은 의과대학이 2년의 의예과, 4년의 의학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60% 이상의 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고 있다. 

  • 일본은 6년제 통합 과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중국은 3년제, 5년제, 7년제, 8년제로 다양한 과정으로 구분하여 기초 의료 인력과 고급 의료 인력의 양성을 구분하고 있다. 

교육과정의구체적인 내용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3개국 모두앞서 언급한 의학교육의 국제적 표준에 맞추어, 기초와 임상 통합교육, 임상실습과 인문사회의학 등을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상의 3개국에 대한 비교 결과 외형적으로는 조금씩 다르지만, 국제적 의학교육의 변화를 수용하고있다는 점에서 내용적으로는 유사한 체제라는 것을알 수 있다. 따라서 국제화 시대의 동북아시아 3개국의 의학교육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한국, 중국, 일본 세 국가의 의사양성제도 표준화방안에는 무엇보다 기존의 서양의학 교육과정의 표준화에 동북아시아의 특징인 전통동양의학을 포함하는 것이 필요할것으로 사료된다. 다시 말해,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의사양성제도의 표준화방안은 

  • 기존의 서양의학교육과정이 추구하는 가치와 국제적인 지침에 따른표준화에 대한 시도와 더불어 

  • 지역적으로 갖는 특성인 동아시아의 의학을 강조하여 집중 육성하는 것

...이 동북아시아 지역의 차별성과 세계성을 띠는표준화 방안의 하나라고 여겨진다.


또한 교육과정과 내용 못지않게 어떠한 방식으로전문직업성을 키워 의사를 양성하는가도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 의사 전문직업성의 양성 부분에 있어서는 3개국 모두 아직 의료 선진국과 견줄만한 사회적 제도를 갖추고 있지 못한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졸업 후 의사면허부여의 정교한 과정과 면허발부이후의 철저한 관리 부분에 있어서도 3개국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의 국제적인 표준화를위해서는 사회적 제도의 선진화가 시급하며, 이를위해서는 의료 선진국의 의사양성을 위한 사회제도와 그 제도의 바탕이 되는 철학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Abstract =

A Comparative Study on Medical Education Systems

in Korea, China and Japan

Hyun-Sun Lim, MA, Duck-Sun Ahn, MD, MA, FRCSC, Sowon Ahn, PhD

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Korea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Purpose: The present study examined the possibility of standardization of medical education in three Asian countries-Korea, China, and Japan, by comparing their medical education and licensing systems.


Methods: As the criterion for comparison, we divided medical education system into three stages- basic medical education, graduate medical education, and continuing medical education. In addition, we analyzed the history and social and cultural backgrounds of medical education in each country. Recent changes were also examined.


Results: While little difference was found in the medical curriculums and courses between Korea and Japan, China's differed significantly from these two countries. But all three countries do attempt to keep up with international standards.


Conclusion: To improve the quality of medical education in Korea, China, and Japan, these three countries need a plan to standardize medical education compatible with international standards but one that differs from western medical education by incorporating traditional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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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Words: Medical School, Medical Education System, Licensing Systems, Globa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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