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절차에 대한 고찰

An Outcome-Based Approach in Medical Curriculum Development

안재희·양은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과

Jae Hee Ahn · Eunbae B. Yang

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서 론

1910년 Abram Flexner의 미국 의학교육의 개혁이 시작된 이후지난 100년 이상 동안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의 학문성을 강조하는학문중심교육과정이 21세기 의학교육의 큰 흐름을 이루고 있었다.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는 신자유주의 물결과 함께 교육에서도 학문중심보다는 교육의 실용성을 강조하게 되었고, 교육의 궁극적인결과 또는 성과를 강조하는 패러다임이 의학교육의 새로운 변화의축이 되고 있다. 미국의과대학협의회의 학술대회, 유럽의학교육학회, 아시아의학교육학회 등에서 성과중심교육과정에 대한 학술적논의와 의과대학에서의 개발과 적용 사례들이 공개되고 있다(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 1998; Rhee &Park, 2012;Smith &Dollase, 1999). 우리나라 의과대학에서 성과중심교육에대한 관심은 재단법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2012년 2월에 “Post2주기 의과대학 평가인증기준”을 발표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이 평가기준은 모든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들이 졸업생들이보여주어야 하는 성과를 분명하게 기술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체계적으로 평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성과중심의학교육은 모든 의학교육기관의 일차적 관심이 되었다.


교육적 상황에서 성과는 어떤 사람이 정해진 과정을 이수하는시점에서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지 학습의 궁극적인 결과를 실연하는 것으로 정의된다(Davis, 2003). 성과중심교육은 학생들이졸업시점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결과들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결정하는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과중심교육과정은 교육의 과정(process)보다는 결과(product)를 강조하고(Harden et al., 1999a),무엇을 알고 있는가(what to know)보다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what to do)와 어떻게 하느냐(how to do)를 강조한다. 성과중심교육과정은 교육이 끝나는 시점에 학습자들이 달성해야 하는 최종 성과(exit outcome)를 중심으로 학습자의 역량개발을 교육과정의 핵심에 두기 때문에 성과중심교육과정 또는 역량중심교육과정이라는 용어가 혼용해서 사용되기도 한다(Cumming &Ross, 2008). Spady(1988)가 언급했듯이 성과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한다는 것은학생들이 수업을 마칠 때 보여야 하는 최종 성과들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수업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계통중심이나 과목중심의 전통적 교육과정 개발절차와는 다르다.가장 먼저 교육과정이 끝나면 달성해야 하는 교육적 성과들이 구체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그 성과는 교육과정의 목표뿐만 아니라학년별 교육목표, 개별 과목의 학습목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하고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이 성과에 잘 도달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지표로 제시되어야 한다.


성과중심교육과정은 전통적인 교육과정과는 전제와 출발점이다르다. 예를 들어, 전통적 교육과정에서는 정형화된 시간의 틀 속에서 학습목표들이 다루어진 반면, 성과중심교육과정에서는 정형화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 시간적 융통성을 갖고 학습자들의완전학습과 학습의 개별화를 추구한다. 평가체제 또한 상대평가보다는 평가의 준거에 기반한 절대평가가 핵심개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중심교육과정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는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성과중심교육과 관련한 선행 연구들은 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직원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역량모델링연구가많으며(Choi, 2002; Kim, 2001; Ministry of Public Administrationand Security, 2008; Yoon, 1998), 대학에 적용된 연구들(Chae, 2009;Kang &Lee, 2003; Lee, 2002; Oh, 2012; Park, 2004) 역시 성과중심또는 역량중심교육과정의 필요성 및 의미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이많았다. 외국의 경우에도 도출된 성과중심교육과정을 소개하는연구들이 많았다(Davis et al., 2007; Frank &Danoff, 2007). 따라서 현존하는 교육과정을 성과중심교육과정으로 전환하려는 의과대학의 입장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각 단계마다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 추출된 교육성과들을 실제 교육과정과 어떻게 연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개발방법론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의 교육과정을 성과중심교육과정으로전환,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방법론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와 실제 장면에서의 적절한 적용이 병행되어야 한다. 방법론에대한 몰이해는 실천에서의 오류를 초래할 것이고 실천이 결여된 이론은 현장적용에 필요한 구체성을 제공할 수 없다(Lee, 2002). 이와같은 배경에서 이 연구는 의과대학들이 성과중심으로 교육과정을개발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개발절차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접근법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하는 하나의 정형화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발방법은 각 대학의 교육목적과 대학문화, 성과의 활용방법과 범위 및 대학이 갖고 있는 인적, 물적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들이 사용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othwell &Lindholm(1999)는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 바 있다. 

    • 첫째는 다른 대학이나 조직에서 규정한 특정 성과와 역량들을 빌려서 사용하는 모방적 접근법(borrowed appro ach), 
    • 둘째는 다른 대학이나 조직에서 규정한 성과역량을 모방하되, 대학이나 조직문화에 수정 보완하는 모방맞춤법(borrowed and tailed approach), 
    • 셋째는 대학이 독자적으로 각 대학에 맞는 성과와 역량을 도출하는 맞춤법(tailed approach)이다. 

그러나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대부분의 경우 처음부터 대규모 조사연구를 통해 독자적인 맞춤법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용되고, 성과와 역량을 타당화하는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국가적차원의 대규모 조사연구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의과대학의 경우 좋은 의사를 양성하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졸업생들이 보여주어야 하는 성과영역과 이를 위해 졸업생들 갖추어야 하는 역량들이 대학마다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의 출발은 대부분은 모방적 접근법이 채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모방적 접근법을 통한 성과 및 역량개발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의학교육기관에 따라 대학설립의 목표, 고유한 미션과 비전을 갖고있고, 대학의 특성화를 추구하는 관점에서 따라서 졸업생들이 보여주어야 하는 성과와 역량이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다면 대부분의 의과대학이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전략은 모방맞춤법이 채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Briscoe &Hall(1999)은 현존하는 성과 및 역량개발접근법을 Rothwell &Lindholm(1999)과는 다른 관점에서 연구기반접근법(research-basedapproach), 전략기반접근법(strategy-based appro ach), 가치기반접근법(values-based approach)으로 구분하였다. 

    • 연구기반접근법은 행동연구법으로 실무현장에서 높은 성과를 나타내는 사람들을 면담하고, 이들이 높은 성과를 나태는 핵심요소 또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행동사건면담법(behavioral event interview)의 일차적인 목적은 높은 성과를 나타내는 사람과일반적인 성과를 보이는 사람을 구별하는 데 일차적인 관심이 있다.이러한 연구기반접근법의 결과는 보통 4-8개의 핵심역량, 12-24개의 이차역량 및 50-100개의 행동지표로 개발된다. 
    • 전략기반접근법은 성과와 역량을 개발하는 과정에 대학의 미래지향적인 전략적방향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 접근법은 현재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는 기술이나 태도이지만 미래에는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규명하여 성과와 역량으로 정의한다. 전략기반접근법은 새로운 기술이나 역량의 학습에 초점을 둔다. 
    • 마지막으로 가치기반접근법은 성과와 역량이 일차적으로 조직이 추구하는 문화적 가치와 관련되어있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정직, 타인에 대한 배려, 협동정신 등 조직이 우선시하는 가치이고, 이러한 가치들의 안정성, 지속성을 중요한 성과와 역량으로 보는 경우이다. 이러한 가치기반접근법은 성과를 도출하는 측면에서 강한 동기를 제공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성과와 역량을 개념화하여 교육과정으로 개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들이 실제적인 교육과정 개발모형을 제시해 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접근방법을 채택하든지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론적인 개발모형이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해 사용되어온 이론적모델은 R. W. Tyler의 목표중심모형이다. 이 모형은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해 요구분석, 목표설정, 목표달성을 위한 경험의 선정, 경험의 조직과 목표의 평가 등의 단계를 갖는다. 국내외 많은 의과대학들이 기본적으로 이러한 모형에 기초하여 교과목중심의 학문중심교육과정, 통합중심교육, 문제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적용하여 왔다.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모형은 졸업생들이 보여주어야 하는 성과의 개발 및 이러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역량의 개발로 시작한다. 영국의 던디 의과대학은 이것을 “The design down process”로 개념화하였다(Harden, 2007). 이러한 성과중심교육과정모델은 이후 브라운 의과대학(Brown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인디아나 의과대학(Indiana University), 사하라 의과대학(Sahara University),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 의과대학(New South Wales University) 등에서 채택되었다.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단계


성과중심교육과정은 졸업생들의 성과에 주목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요구되는 역량을 교육내용 또는 학습경험으로 다룬다. 그러므로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에 기반한 교육을 실시한 후 교육의 성과를 측정했던전통적인 교육과정 개발작업과는 매우 다르다(Kim et al., 2010).Table 1은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단계를 전통적인 교육과정 개발단계와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물론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단계를 더 세분화하거나 단순화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해야 하는 일을 중심으로 단계를정리한 것임을 밝혀 둔다.





1. 직무 및 고성과자 특성분석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 실제 교육과정 개발과 관련된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의사직무에 대한 기초 정보, 우수성과에 대한 기대치,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의사의 행동사례, 우수한 성과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능력 등에 대한 직무 및 고성과자의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Foster (1998)는 직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체계적 과정을 직무분석(job analysis)이라고 하였다. 성과중심교육과정에서 이러한 직무분석을 진행하는 이유는 단순히 의사의 직무절차나 단계, 구성요소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성과를 증대(performance improvement)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작업들을 분석해 교육과정 개발에 기초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의료 분야에서 우수한 직무성과는 무엇인지, 우수한 성과자는 누구인지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그들의직무수행역량에 초점을 두어 그들이 특정 업무를 수행할 때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지식, 술기, 태도 그리고 개인의 특성, 동기 등 심층적인 요소를 확인한다. 이러한 우수성과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정의하는 것은 해당 직무의 역량을 도출하는 기준을 수립하는 데매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하지만 고성과자 및 우수한 성과에 대한 정의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교육 내외적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변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의학교육에 영향을 주는 내외적 환경을 동시에 고려해 교육과정 개발의 필요성과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교육과정에영향을 주는 내적 환경으로는 대학의 설립이념 및 인재상, 학습자의 특성, 교육에 대한 교수의 열의 및 교수트랙제도, 졸업생들의 진로, 대학의 시설 및 예산 등이 있다. 대학의 설립이념 및 인재상은대학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경우가많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 또한 성과중심교육과정은 학습자의 교육성과달성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학습자의 특성 및 능력과 교육적 요구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자료로는 그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온 적성검사, 진로조사, 졸업설문조사, 학업성취도검사 자료 등을 활용하거나 학년별로 포커스 집단을 구성해 그들과 직접면담을통해 자료를 조사할 수 있다. 
  • 한편, 외적 환경으로는 의사의 인력수급 동향, 의료계의 주요 이슈, 국가의 의료정책의 방향 등을 분석할수 있다. 성과중심교육과정이 의료환경의 변화에 따라 조직에서 최근 또는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규명하고 중요성이 감소되는 능력을교육과정에서 배제시킴으로써 의학교육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있다고 할 때, 현재 각 대학이 직면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내적 환경분석만으로는 미래에 예상되는 요구를 고려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의학교육을 둘러싼 외적 환경분석을 통해 변화하는 의료환경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직무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추출할 수있을 것이다.



2. 성과와 역량개발


성과와 역량을 설정하는 것은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의 가장핵심이 되는 단계이다. 모방적 접근법이든 맞춤접근법을 사용하는경우이든 대개 1-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비교적 단시간에 대학이추구하는 성과와 역량을 개발했다고 하더라고 일차로 개발된 성과와 역량을 타당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Harden et al. (1999b)은 가장 먼저 의과대학 학생들이 졸업하는 시점에 보여주어야 하는 졸업성과(exit outcome)를 개발해야 하고,졸업성과에 기초하여 특정 시기(phase outcome), 과정(course outcome)또는 수업별(lesson outcome)로 성과를 세분화하여 규정할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시기별 또는 과정별로 세분화한다는 것은 졸업성과가 어느 순간에 갑작스럽게 보일 수 있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졸업성과의 성취수준을 구분하여 단계화하거나 졸업성과를 세분화하여 그것을 특정 시기까지 달성하도록 규정하는 것을의미한다. 

  • 시기별 성과는 대학의 교육과정 편성구조에 따라 나누는 것이 일반적인데, 학년별로 성과를 규정하거나, 기초의학, 임상의학 및 임상실습시기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단위과정별 성과는 대부분 특정 교과목의 성과를 의미하는데, 해부학, 생화학 등의성과로 표현되거나, 통합과목의 경우에는 순환계통, 호흡계통, 내분비계통 등에서의 성과를 의미한다.
  • 과정별 성과는 전통적인 교육과정에서 과목의 목표로 표현되었던 부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데, 이를 과목을 종료하는 시점에서 학생들이 보여주어야 하는 성과의 개념으로 진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수업성과의 경우에도 동일하다.
  •  수업은 의도된 학습성과들이 성취되도록 어떤 방법과 수단을 강구하는 가장 작은 단위라고 할 수 있으며 수업이 끝날때 학생들이 달성해야 하는 성과를 중심으로 수업이 조직되어야한다.


이러한 성과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성과수행역량을 갖고 있어야한다. 역량은 성과달성을 위해 학생들이 습득해야 하는 지식, 술기,태도 등 총체적인 행동특성이다. 일반적으로 역량은 행동지표(behavior indicator)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실제 조사된 의사들의 행동사례를 중심으로 고성과 의사들이 보여주는 일관된 행동특성이나 사례를 찾아내고 이를 지식, 술기, 태도 등의 구성요소로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된다. 역량을 지식, 술기, 태도와 같은 핵심요소로 파악하면 미래 상황에서의 업무의 성격과 수행행동의 유형이 분명해지고 역량의 개발, 측정, 평가에 가장 중요한 준거가 되는 행동지표를 창출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Lee, 2002). Table 2는 성과와역량을 추출하고 그에 대한 정의와 구체적인 행동지표로 작성할 때활용할 수 있는 예이다. 성과명을 작성할 때는 기억하기 쉽게 최대한 짧게 명명하는 것이 좋다. 성과에 대한 정의를 내릴 때도 이해하고 기업하기 쉽게 작성하며 해당 조직에서 통용되는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좋으며 핵심역량과 일관성을 갖는 것이 좋다. 역량 역시 성과의 정의와 일관성을 갖고 구체적인 행동지표로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Ministry of Public Administration and Security. 2008).





성과와 역량을 도출할 때 데이컴(developing a curriculum), 유관관계 도표작성법(affinity diagraming) 및 중대사건 면담법(critical incident interview) 등을 활용할 수 있다. 

  • 데이컴은 직무분석방법중 하나로 특정한 직책이나 직업 분야에서 수행해야 할 작업의 내용과 필요한 능력을 파악하여 해당능력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방법이다(Norton, 1997). 가령, 데이컴 분석가와 의료 분야의 최고 업무수행자들이 워크숍과 설문방법을 통해 그들이 의사로서 실제로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지를 분석, 도출하고 해당 과제수행에 필요한 지식, 술기, 태도를 추출한다. 
  • 유관관계 도표작성법은 처음 출발점을 해당 역할에서 바람직하게 내야 하는 결과를 분명하게 정의하고 시작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데이컴방법과 거의 거의 유사하다(Lee &Chung, 2001). 고성과를 보이는 의사나 교수들을 대상으로 자유로이 브레인스토밍을 하여 바람직한 의사로서 갖추어야 하는 직무성과를 도출해내게 하고 도출된 직무성과들을유목화한 후 중요도에 따라 5개 내외의 필요 역량을 선정하여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 중대사건 면담법은 데이컴이나 유관관계 도표작성에서는 도출되지 않은 업무수행과 관련된 환경적이고 상황적인맥락을 점검하는데 유용하다. 직무수행자들을 대상으로 직무를가장 성공적으로 수행되었을 때와 실패했을 때의 이야기를 들어가장 많이 언급되는 공통된 내용을 성과와 역량으로 도출하는 것이다(Kim et al., 2010).


성과와 역량이 추출되었다면, 추가적으로 타당성을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위에서 논의한 다양한 접근방법을 사용하여 성과와 역량이 도출되었다고 하더라고 대부분 전문가 그룹이나 제한된표본을 대상으로 도출된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도출된 성과와 역량의 일반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좀 더 확장된 표본이나 실제 의사업무를 수행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실시할 수 있다. 설문조사대상자로는 해당 직무의 다른 수행자, 상사, 외부전문가 등이며 이들로부터 추출된 성과와 역량의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부여하여 일차로 개발된 성과와 역량을 타당화한다. 브라운 의과대학 역시 1차로 추출된 성과 및 역량을 타당화하기 위해 전체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한바 있다(Smith &Dollas, 1999).


성과와 역량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교육과정 안에 의과대학 졸업생들이 진입하는 모든 분야를 포괄할 수있는 성과와 역량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각 의과대학마다 추구하는 교육목표 및 인재상 등을 고려해 도출된 성과와 역량 중 전략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다른 의과대학과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성과와 역량들 간에 중복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성과와 역량을 정의해야 하는데 이때‘어느 정도로 구체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성과와 역량이 높은 수준의 추상성을 내포하고 있으면 구성원들 간에 논의가 용이하지만 실제 수업장면에서 교수자, 학습자, 평가자들 간에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실용적인 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McNeir, 1993). 반면에 지나치게 성과와 역량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경우에는 성과와 역량 수가 많아지고 제한된 내용만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교과내용에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경우이든지 분명한 것은 기억하고 이해하기 쉬운 틀을 제공하는 구조는 성과들 간 비교를 용이하게 한다는 점이다. 영국의 던디 의과대학은 최종 성과를 건강과 질병, 개인과 대중 모두와 관련된 과제의 수행, 과제에 대한 접근, 개인계발 및프로페셔널리즘 등 세 개의 영역으로 단순화했다. 이 성과모형은의사로 일을 한다는 것이 단순히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과제에 대한 적절한 접근방식과 태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분명히 제시한다고 하겠다.



3. 성취수준과 평가방법


성과와 역량이 최종적으로 선정되면 성과의 성취수준을 결정한다. 성과중심교육에서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의 수행결과를 평가하기 위한 적절한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성과 혹은 역량의 기준들이 명료하게 규정될 필요가 있다(Hardenet al., 1999a). 성과의 성취수준은 학생들의 성과달성을 평가할 때어떻게 어떤 준거로 평가할 것인지를 제시하는 틀이 된다는 점에서매우 중요하다. 성과의 성취수준을 조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방법은 행위기준평정척도(behaviorally anchored rating scales)와 행위관찰척도(behavioral observation scales)이다

  • 행위기준평정척도는 역량발휘의 다양한 행동사례를 가지고 고성과자의 우수 행동과 초보자의 미숙한 행동을 행동수준별로 구분해 제시하는 형태의 척도이다. 
  • 행위관찰척도는 고성과자가 발휘하는 바람직한 대표행동을 역량별로 제시하는형태의 척도이다. 보통 3-6개의 대표행동을 제시하는데 각 행동에대해 피평가자가 실제로 보여주는 행동의 빈도와 강도를 점수로 매기고 그 평균값을 통해 역량수준을 파악한다(Ministry of PublicAdministration and Security, 2008).


Table 3에 제시된 것처럼 성과와 역량의 성취수준을 구분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Miller (1990)가 제안한 피라미드모형을 사용하는것이다. 이 모형은 비교적 지식의 습득에서부터 행동에 이르기까지성취수준을 구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음의 Table 3은 Miller가 제안한 성과와 역량의 성취수준단계를 나타낸 것이다. Miller가제안한 성취수준 평가모델은 성과 및 역량을 평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그것은 성과 또는 역량이 지식, 술기 및 태도의 종합적인 형태로 표현되는 행동특성으로 기술되기 때문이다.이러한 비판이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과대학의 교육적 상황에서 성과와 역량을 평가하는데 이 모델은 상당한 유용성을 갖는다.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이 상당 부분 지식의습득, 지식의 응용, 지식의 적용 등으로 구분되는 학년별 단계적 교육모형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과 역량이라고 하는 것이 어느 순간갑작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아래와 같은 단계를 통해 발달된다고 보는 견해 때문이다.





한편, Table 4에 제시된 것처럼 성과와 역량의 성취수준을 설정하고 평가하는 방법으로 Dreyfus (1981)가 제안한 5단계 모델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 모델은 Miller가 제안한 4단계 모델의 마지막 단계인 ‘Does’의 수행형태를 초보자부터 전문가 단계까지 분류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Table 4와 같다. 이 모델은 성과와 역량의 성취수준을 판단하는데 비교적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됨에도 불구하고 의과대학 1-2학년에서 대부분 이루어지는 의학지식교육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과 의과대학 학생들이 졸업하는 시점에서 전문가 수준의 성과와 역량을 보여주어야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한다. 즉, 의사들이의료서비스 현장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성과 또는 역량은 의과대학졸업시점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4-5년의 졸업 후 수련교육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에 실제로 의과대학에서의 성취수준은 1단계 또는 2단계의 수준에서 활용됨으로써 학생들의 역량을 잘 구분해 주지 못하는 단점을 갖는다.





이런 점에서 Harden et al. (1999a)이 제안한 성과와 역량 성취수준의 판단준거는 비록 임상상황에서의 의사들이 수행해야 하는 술기와 관련된 것이기는 하지만 효용성이 뛰어나다. Table 5에 제시된것처럼 그는 의사들이 수행하는 임상술기와 관련하여 학생들이 보여주는 성취수준을 여섯 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의과대학을 졸업하는 시점에서 성과와 역량의 성취수준을 결정하는 방법이 결정되었다고 한다면, 이러한 성취수준을 평가하는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많은 의과대학들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사지선다 또는 오지선다의 객관식시험이 대부분이다. 임상실습과정에서도 학생들의 태도, 술기 및 태도 수행 정도를 객관구조화진료시험(objective structured ex amination)이나 임상수행평가시험(clinical performance exami nation)을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지필시험 비중 또한 높게 반영되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성과 및 역량중심교육에서 학생들의 역량 도달수준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객관식 시험으로 충분하지 않다. 각각의 성과와 역량별로 최적의 평가방법이 선택되어야 한다. 이미 이러한 평가방법은 많이 개발되어 있기에 여기서 자세하게 다루지는않겠지만, 미국 졸업후수련교육인증위원회, 스코틀랜드 의과대학협회에서 발간한 성과 및 역량중심교육과정 사례를 살펴보면 성과또는 역량을 어떤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사례를 찾을 수 있는데 임상행동직접관찰(direct observation clinical exam), 포트폴리오(portfolio), 객관구조화진료시험, 임상수행평가, 모의환자 기반시험(simulated patients-based test), 간편임상평가실습(mini-clinical evaluation exercise) 등 다양한 방법들이 활용되고 있다.




4. 성과, 역량의 교육과정 맵핑


졸업생들이 보여주어야 하는 성과 또는 이러한 성과를 보여주기위해 졸업시점에 갖추어야 하는 역량을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할것인가는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만약 기존의 교육과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새롭게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개편한다면 비교적 성과 및 역량을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것은 간단한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미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은 오랜 전통을 갖고 확고한자리를 잡고 있으면, 개별 교과목들의 목표와 내용들이 잘 개발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의과대학 교육과정도 어떤 형태로든지 성과 또는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역량의 맵핑이라는 방법이 더 타당한 접근법이 된다. Table 6에 제시된 것처럼 성과 또는 역량을 교육과정과 맵핑한다는 것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교육과정에 편재된 교과목을 대상으로 교과목을 운영하는 책임교수나 강의담당교수가 개발 가능한성과와 역량을 체크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개발 가능한 역량을 확인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억지로 교과목을 성과 및 역량과 끼워 맞출 필요는 없다. 맵핑을 해보면 어떤 과목은 개발 가능한 성과 및 역량이 여러 개가 될 수도 있지만 어떤 교과목은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없을 수도 있다. 1차 맵핑결과 역량개발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교과목들은 수업방법 등을 개선해 2차 역량 맵핑을 진행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과 및 역량 맵핑이 완성되면 기존 교과목의운영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또한 두 차례의 맵핑을 통해서도 특정 성과 및 역량은 기존 교과목을 통해서 개발될 여지가 없는경우가 있다. Winchester-Seeto &Bosanquet (2009)의 연구를 보면전공 분야의 지식과 기술, 비판적 사고, 분석적 사고, 통합적 사고,문제해결 및 연구역량, 의사소통 등의 역량들은 개발 가능한 반면사회적 책무성, 윤리적·참여적 시민의식, 평생학습태도, 창의와 혁신, 직업적·개인적 판단력 및 주도력 등은 상대적으로 교육과정에잘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 교과목을 통해서 개발될 여지가없는 성과 및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형식적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잠재적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다.




5. 교육과정 체계화


성과 및 역량 맵핑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체계를 확립하고 실질적인 교육과정운영에 필요한 교과목 프로파일과 보강교육시스템등을 개발한다. Table 7에 제시되어 있듯이 가장 먼저 역량 맵핑을바탕으로 역량개발에 필요한 교과목(기존 교과목을 포함해 신규로 개설될 교과목 및 프로그램 포함)을 확정한 후, 학년, 수준에 따라 분류하여 체계화한다. 한 학년에서 모든 성과와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학년(혹은 기초의학교육단계, 임상교육단계, 임상실습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핵심역량과 교육의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학년별로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모든 교과목에 대한 프로파일을 작성한다. 프로파일에 포함될 내용으로는 

    • 첫째, 그 교과목을 통해 개발 가능한 성과와성취수준을 기록한다. 
    • 둘째, 해당 교과목을 이수함으로써 학생들이 얻게 되는 역량을 관찰 가능한 용어로 기술한다.
    • 셋째, 해당 교과목에서 다루어야 하는 교육내용에 관한 간단한 개요를 진술한다. 
    • 넷째, 해당 교과목을 이수해야 할 교육대상자를 제시한다.
    • 다섯째, 해당 교과목을 위한 주요 교수학습방법을 기록한다. 
    • 여섯째, 해당 교과목을 이수하기 위해 사전에 알아야 할 지식, 술기, 도구 등에 관한 내용을 기술한다. 
    • 일곱째, 학생들의 수행평가방식을 기술한다.


교과목에 대한 프로파일의 항목은 대학의 실정에 맞게 수정가능하나 일곱 번째 항목인 수행평가(performance assessment)방식은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Ben-David (1999)는 성과와 수행평가가 두 측면에서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언급하였다. 

  • 첫째,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학생 평가절차들이 학습성과를 반영해야 한다. 다시 말해 성과는 교육과정의 각 시기별(phase),과정별(course), 각 과정의 세부 수업내용과 교수방법(teaching methods)등과 연결되어야 하고 커리큘럼의 각 단계(시기별, 과정별,수업별)에서 평가구조로 활용되어야 한다(Harden &Gleeson, 1979;Harden et al., 1999a). 
  • 둘째, 학생들은 평가방법에 제시되어 있는 학습을 경험해야 한다. 이것은 학생들이 학습성과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자신들이 구체적인 성과의 달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사용된 기준들과 적용된 평가방법들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자신이 해당 성과를 성취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던디 의과대학은 성과중심교육과정을 실행하기 위해학습 가이드(study guide)를 제작하였는데 학습 가이드에는 교육과정에 대한 안내, 수업성과를 포함한 과정(course)에 대한 안내, 활용할 수 있는 학습기회들, 시간표 그리고 평가절차들이 포함되어있다(University of Dundee, 2012). 이 학습 가이드를 통해 학생들은 최종 성과에 도달하는 방향으로 그들 자신의 과정을 평가할 수있다.


또한 수행평가결과에 기반해 성과의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재교육 혹은 보강교육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이는 학생들 간의 줄 세우기가 중요한 평가의 척도가 아니라 성과그 자체의 달성이 평가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평가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과 프로그램 제공을 교육과정 개발단계부터 고려해야 한다. 교육과정 개발단계에서 의과대학은 학생들의 수행과정을 장기적으로 관찰하고 학생들은 자신의 전문가적 성장과 학습성과의 도달여부를 모니터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와같이 분명한 성과, 평가 피드백, 학생의 자기평가는 성과중심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 및 교과목 개발을통해 교육과정에 대한 최종 성과를 기반으로 시기별, 과정별, 수업별단계의 교육목표들이 계열화되는 성과기반 디자인 계열(outcome based design sequence)이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Spady, 1988).



성과중심교육과정 운영계획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은 성과중심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부분이다. 새로 개발된 성과중심교육과정이 사회적 요구와 학습자의 요구에 알맞은 것인지, 교육과정의최종 성과, 시기별 성과 그리고 학습성과가 개별수업에 반영되어 있는지, 교육목표와 졸업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기초의학과 임상의학교육내용은 적절한지, 학습자료의 내용과 조직은 타당한지 등에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평가하는 교수자의 능력은 향상되었는지, 그들을 위한 교수개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다. 성과중심교육과정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교수자의 열의와 교육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교수들은 성과와 역량의 개념을 충실히 이해하고 평가에 필요한 지식과 술기들을 반복 숙달할 필요가 있다. 교수개발의 교육내용으로는 성과와 역량의정의 및 구조의 활용, 행동관찰 및 기록요령, 행동지표의 분류 및 평정요령, 평가결과의 조정과 통합 등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성과중심교육을 개발할 때는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개발하는 소수 몇 사람들뿐만 아니라 의과대학조직, 교수집단, 그리고학생 등 교육과정과 관련된 조직 및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수업 단위별 수행평가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고 대학차원에서 교육과정 운영 전반을 평가할 수 있는시스템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때 “모든 교육 관련자들에게 성과들이 분명하고 명료하게 소통되고 있는가?”, “학생들이 성과를 성취하는데 제공된 학습 경험들은 적절한가?”, “학생들은 단계마다제시되어 있는 성과들을 성취했는가?”, “수행능력이 낮은 학생들,즉 요구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은 적절한 피드백을 받는가?” 등과 같은 항목을 고려해 볼 수 있다(Harden et al.,1999a). 이러한 부분들이 체계적, 장기적으로 평가되면 교육의 질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본 연구의 목적은 각 개별 의과대학이 성과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개발절차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과 관련된 선행연구 및 개발모형, 사례분석을 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5단계의 개발절차를 제시하였다. 

  • 첫 번째 단계는 의사직무에 대한 기초정보, 우수성과에 대한 기대치,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의사의 행동사례 등의 분석을 통해 직무 및 고성과자의 특성을 추출한다. 
  • 두 번째 단계는 데이컴, 유관관계 도표작성법 및 중대사건 면담법 등을 활용해 성과와 역량을 개발하고 이를 타당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 세 번째 단계는 학생들의 성과달성을 어떤 준거로 평가할 것인지를 제시하는 성과의성취수준과 학생들의 수행을 평가하는 평가방법을 결정한다. 
  • 네번째 단계는 과목책임교수나 강의담당교수가 현재 운영되고 있는교과목을 대상으로 개발 가능한 성과와 역량을 체크하는 맵핑작업을 진행한다. 
  • 다섯 번째 단계는 성과 및 역량 맵핑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체계를 확립하고 실질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교과목 프로파일과 보강교육시스템 등을 개발한다. 마지막으로 이과정은 개발과정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으나 대학차원에서 교육과정 운영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교육의 질을 관리하는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언급한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교육과정개발자들이 고려해야 할 점들을 제언하면서 본 연구의 결론을맺고자 한다.


첫째, 추출된 성과 및 역량에 대해 대학구성원들이 합의, 공유할수 있도록 공식적, 비공식적 회의나 모임을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과정에는 대학내부 관계자들의 저항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저항은 교수집단에게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당사자인 학생들과 행정적인 프로세스를처리하는 행정직원들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많은 교수들과 의사소통할 필요가 있으며학생들을 전문가집단의 한 구성원으로 포함시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둘째, 교육과정 개발계획 시 교육과정으로 개발 가능한 역량과 절대적 중요도, 상대적 우선순위가 높은 역량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현실적이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성과 및 역량을 중심으로 교육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대학마다 시간, 비용, 자원의 가용성 여부, 필요수준과 현재수준 간의 간극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41개 의과대학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동일한 교육체계를마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므로 각 대학이 처한 상황을고려하여 대학마다 선택과 집중해야 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방법론에 대한 맹목적이고 기계적인 적용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성과중심교육과정 개발절차에 정형화된 한 가지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 대학의 상황을 고려해 실천적 유연성을 갖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넷째, 성과중심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어떤 내용의 성과 및 역량을 개발할 것인가와 더불어 어떤 수준으로 개발할 것인가를 교육과정 개발단계에서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 성과 및 역량마다 각 의과대학이 최종 목표로 정하는 수준에 따라 최고 숙달수준을 3단계로 혹은 5단계로 결정할 수 있다. 성과 및 역량의 최고성취수준은 대학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하면 되는데 지나치게 여러 수준으로 나누면 수준 간의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다섯째, 성과중심교육과정은 개별화된 교수-학습유형 및 지원체계가 수립되어야 하나 실제로 개인별 맞춤식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은 현재 의과대학 현실에서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대학차원에서 교과목이나 임상실습을 통해 제공해 줄 수 있는 학습경험을 먼저 수립한 후 대학 선후배 간의 멘토-멘티 학습프로그램, 온라인 강의, 특성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이수체계를 함께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여섯째, 앞서 교육과정 운영계획에서 언급했듯이 교육과정 개발,운영, 관리, 평가를 위한 시스템이 정기적으로 작동됨으로써 추출된 성과와 역량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 자체가 지속적으로 변화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성과 및 역량 역시 의학교육환경이 변화되면 수정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 따라서 한 번 확정된 역량모델을 고집하기보다는 변화하는 의료환경과 교육환경에맞추어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An outcome-based curriculum is perceived to be one alternative educational approach in medical education.

Nonetheless, it is difficult for curriculum developers to convert from traditional curriculum to an outcome-based

curriculum because research documenting its development process is rare. Therefore, this study aims to introduce

the development process and method of outcome-based curriculum. For the purpose of this study, we

used diverse data analyses, such as an existing literature search, development model analysis, and case analysis.

We identified five phases from the analysis. First, the curriculum developers analyze the physician’s job or a high

performer in a medical situation. Second, curriculum developers extract outcomes and competencies through

developing a curriculum, affinity diagraming, and critical incident interviews. Third, curriculum developers determine

the proficiency levels of each outcome and competency evaluation methods. Fourth, curriculum developers

conduct curriculum mapping with outcomes and competencies. Fifth, curriculum developers develop an

educational system. Also, it is important to develop an assessment system for the curriculum implementation in

the process of developing the outcome-based curriculum. An outcome-based curriculum influences all the

people concerned with education in a medical school including the professors, students, and administrative

staff members. Therefore, curriculum developers should consider not only performance assessment tools for

the students but also assessment indicators for checking curriculum implementation and managing curriculum

quality.

Keywords: Outcome-based curriculum, Competency, Curriculum develo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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