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교육에서의 팀 바탕학습 운영과 효과성에 대한 고찰

Review on the administration and effectiveness of team-based learning in medical education

허예라1, 조아라2, 김 선

Yera Hur1, A-Ra Cho2 and Sun Kim2

1건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개발 및 멘토링센터, 2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과

1Faculty Development & Mentoring Center, Konyang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Daejeon, and 2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지식의 전달이 중심이었던 의학교육은 1985년 미국의과대학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의General Professional Education of the Physician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성과바탕(outcome-based) 의학교육으로 전환하고, 학생들이 졸업 후 최소한 갖추어야 할 성과를 규정하고 새로운 교육목표를 설정하기 시작하였다[1]. 새로운 의학교육의 목표는 세 가지로 함축해 볼 수 있는데, 쏟아지는 의학지식의 홍수 속에서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활용할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능력, 협력진료 환경 속 효과적인 팀워크 능력, 기초와 임상의학을 통합한 비평적 사고 능력의 함양이 그것이다[2]. 새로운 교육목표는 자연스레 교육방법의 변화를 요구하였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수용하여 그 동안 대부분의 교육과정을 전통적인 강의 중심으로 운영해 오던 의과대학들은 팀 바탕학습(team-based learning,TBL) 도입을 위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해 오고 있으며, 그에따라 TBL을 도입하고 있는 의과대학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있다[3]. 특히 외국의 대표적인 의학저널 검색엔진 PubMed에 “team-based learning”, “TBL” 키워드를 입력하면 2000년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70편 이상 검색되는데 이 가운데50편 이상이 2010년 이후 발표되었으며, MedEdPORTAL에는 2013년 10월까지 80여개의 TBL 모듈과 자원이 공유되고있다[4]. 이러한 수치는 최근 TBL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있으며, 이미 다양한 의학교육 분야에서 많은 경험이 축적되고 있음을 시사해 준다. 실제로 이미 60여 개 이상의 의학교육기관들이 의과대학 교육과정(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전공의 교육수련과정(graduate medical education),의사의 평생교육과정(continuing medical education)에 TBL을 도입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TBL 운영과 효과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오고 있다[5,6]. 반면 국내에서는 TBL 도입 움직임이 여전히미비한 수준이며 연구 현황도 열악하다. 이는 국내에서 TBL을 도입하고 있는 의과대학의 수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현실에 기인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연구는 외국의 선행 연구를바탕으로 TBL의 기본 원리와 진행 단계를 살피고, 의학교육에서의 TBL 운영 유형과 효과성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국내의의학교육에서 TBL의 도입을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도출해보았다.



TBL 기본 원리와 진행 단계



TBL은 ‘지식의 전달(knowledge transmission)’이 아닌 ‘지식의 활용(knowledge application)’에 목적을 두고 있는 교수법이다[6].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TBL은 두 가지 변화를 시도한다. 

  • 첫 번째 변화는 교수와 학생의 역할 변화이다. TBL에서 교수자는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교육과정 개발자,수업 운영자이자 ‘학습의 촉진자’로, 학습자는 지식의 암기와이해를 넘어 스스로 정보를 탐색,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종합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의 주체자’로역할을 하게 된다[7]. 
  • 두 번째 변화는 수업 구조의 변화이다(Fig. 1)[8]. 일반 강의와 달리 TBL의 수업 구조는 팀 활동을바탕으로 실제 의료현장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수업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한다는 핵심적인 차이가 있다.


이러한 TBL의 원리는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준비도 확인(readiness assurance), 적용 학습(applicationactivities), 평가(assessment)의 단계를 거치며 실현된다. 수업 준비에서부터 평가까지의 세부 진행 과정과 교수의 역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으며(Fig. 2) [9], TBL 수업을준비할 때 Michaelsen &Seet [10]이 규명한 성공적인 TBL을 위한 4가지 핵심 원칙을 고려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운영이가능하다(Fig. 3).









TBL 운영 유형


선행연구를 검토한 결과 TBL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연구에 따라 사용하는 용어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 연구에서는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기본적인 TBL 단계에 따라 운영하는 classic TBL과 다른 교수법과통합 운영하는 adapted TBL로 구분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1. Classic TBL



Haidet et al. [6]은 TBL 기본 구조를 

1) pre-class preparation,

2) assurance of readiness to apply learned concepts,

3) application of content through group problemsolving activities 


로 제시하고 있다. Classic TBL 유형은TBL 1세션에 3단계 기본 구조를 모두 포함해 운영하는 형태로, TBL을 도입하고 있는 대부분의 대학이 이 유형을 채택하고 있으며 일부는 교육과정에 적합하게 수정하여 적용하고있었다. Classic TBL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계획단계에서부터 TBL 도입 여부를 사전에 결정해 새롭게 설계하여야 한다. 한 예로 Fujikura et al. [11]은 TBL 교수개발워크숍을 수료한 20명의 교수를 투입하고 특정 교수의 개별수업 차원이 아닌 전체 교육과정 차원에서 임상의학 TBL 과정을 설계하였으며, 총 15개의 TBL 세션(3 hours/1 session)으로 운영하여 교육내용의 연속성을 확보하였다. 또한Masters [12]도 총 11개의 TBL 세션(2 hours/1 session)으로 의료정보학∥과정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충분히 TBL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처럼 TBL 도입을 계획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교육 시간의 확보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Wright State University 의과대학은 1, 2학년 기초의학21개 과정과 3, 4학년 임상실습 8개 과정 가운데 각각 18개,5개 과정 수업의 대부분을 TBL로 운영하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미 선행연구에서도 TBL에서 기대되는 교육적 효과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TBL을 경험하였을 때 실현가능함을 강조하고 있다[13].



2. Adapted TBL


Adapted TBL 유형의 대표적인 예는 PBL과의 통합 운영형태이다. 실제로 Fujikura et al. [11]은 TBL이 PBL을 진행할 때 사전 지식이 부족하여 토론이 진행되지 않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촉진 전략이라고 평가하였으며,Anwar et al. [14]은 TBL이 PBL 과정 중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향상시키는 데 유용한 전략이라고 보고하였다. 특히Abdelkhalek et al. [15]은 PBL과 TBL을 결합한 구체적인수업 모형을 제시(Fig. 4), TBL이 적은 자원으로 많은 수의학생을 충분히 준비시키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발견 학습(discovery learning)을 지원하는 전략으로 활용되기에 적합하다고 강조하였다.







결론


교육의 주체는 학생이다[16]. TBL은 그 동안 교수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던 의학교육에서 학생 중심 교육을 실현해 주는 구조적인 전략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교수법이다[17]. 이연구는 선행연구를 통해 TBL의 기본 원리와 진행 단계를 정리하고, TBL 운영 유형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TBL은 이미 다양한 의학교육과정에 도입되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특히 TBL을 통해 기대되는 교육적 효과는 학생들이 TBL을 지속적으로 경험했을 때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국내의 의학교육에 TBL이 효과적으로 정착하려면 가장 먼저 TBL 운영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 후 기존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재설계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함을 시사해 준다. 만약 대학의 여건상 교육과정의 재설계가 불가능하거나 많은 시간을TBL에 할애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면 PBL과 병합하여 별도의 시간 확보 없이 기존의 교육과정 틀 안에서 TBL을 운영하는 하는 방법을 제안해 본다. 이 외에도 Brich [18]와 같이정규 교육과정의 보조 프로그램(supplemental program)으로 TBL을 운영하여 TBL의 교육적 효과를 기대해 보는 것도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효과적인 TBL 운영을 위해서는computer based test system, 원형 테이블 등 팀 학습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구축하고[19,20], audience response system과 같이 상호작용을 촉진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11].


지금까지 의학교육에서 TBL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는 선행연구에 따르면 TBL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며, 교수와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높여 준다.구체적으로 Burgess et al. [21]은 TBL이 대규모 학생을 대상으로 팀 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지식의 습득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하였고, Tan et al. [22]은 passive learning 교수법을 사용한 수업과 TBL로 진행한 수업의 학생 성적을 비교하여, Vasan et al. [23]은 TBL을 도입하기 전과 후 학생들의National Board of Medical Examiners 점수를 비교하여TBL이 다른 교수법에 비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또한 TBL은 학생 간의 성적편차를 줄이고, 과목 낙제율을 낮추며[13] 특히 성적이 낮은그룹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다[24]. 이처럼 TBL 연구는 대부분 학생과 교수의 만족도, 시험 성적을 결과 변수로 설정하고교육적 효과를 측정하지만 이 외에도 구조화된 도구를 사용하여 학생들의 정서지능(emotional intelligence)과 임상적추론능력(clinical reasoning ability)을 측정하여 의미 있는결과를 보여준 연구도 있다. 특히 Okubo et al. [25]은Problem-Solving Ability Test (P-SAT)을 실시하여 TBL을 통해 학생들의 임상적 추론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확인하였고, Borges et al. [26]은 Workgroup Emotional Intelligence Profile-Short Version (WEIP-S) 검사 결과를 제시하며 TBL이 학생들의 정서 지능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주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또한 Bick et al. [27]은 TBL이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의 통합을 가능하게 하고 학생들의 의사소통기술과 리더십 능력의 향상을 가져온다고 보고하였으며,Parmelee &Hudes [28]는 의학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피드백 역량을 향상시키고 평생학습자로 성장하기 위한 훈련을 제공해 준다고 하였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TBL은 다양한 교육적 효과를 가져오며 교수와 학생 모두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는 교수법이다[18]. 하지만 선행연구를 통해 확인된 결과 외에 TBL을지속적으로 경험했을 때 기대되는 다양한 교육적 효과에 대한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따라서 앞으로 TBL이 국내 의학교육 장면에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폭넓게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내 의학교육에서의 효과성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적용방안을 제안하는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TBL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기본 개념만 확인하고 지나가야 할readiness assurance 과정에 불필요하게 많은 시간이 소모되어 실제 적용 학습에서 깊이 있는 토론을 진행할 시간이 부족했으며 동료를 평가하는 것이 어렵고 불편했다는 의견, 팀 학습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수업이 자신의 학습 스타일에 맞지않아 부담스러웠다는 학생들의 의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29,30]. 따라서 보다 효과적으로 TBL을 운영하기 위해서는각 단계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적절하게 시간을 배분해야 하며, 동료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고[29] 학생들의 학습 유형[30]과 개인적 특성[31]을 고려해 팀을 구성하는 등의 노력을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 가운데 동료평가는 TBL의 핵심이 되는 과정이며 더 나아가 의사에게 필수적인 역량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저항이 커 교수에게는 부담이 되는 평가 방법일 수 밖에 없으므로[32],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구조화된양식을 개발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제적인 평가자 훈련을제공하는 등 공식적인 평가 도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 시급하다.


결론적으로 TBL은 현재 의학교육이 목표로 하는 학생 중심의 통합교육을 실현시켜 주는 교수법이다. 추후 보다 많은국내의 의과대학이 TBL을 도입하여 다양한 교육적 효과를거두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연구가 진행되어 TBL이 의학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교수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bstract

Team-based learning (TBL) is an active learning approach. In recent years, medical educators have been increasingly using TBL in their classes. We reviewed the concepts of TBL and discuss examples of international cases. Two types of TBL are administered: classic TBL and adapted TBL. Combining TBL and problem-based learning (PBL) might be a useful strategy for medical schools. TBL is an attainable and efficient educational approach in preparing large classes with regard to PBL. TBL improves student performance, team communication skills, leadership skills, problem solving skills, and cognitive conceptual structures and increases student engagement and satisfaction. This study suggests recommendations for administering TBL effectively in medical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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