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비전

Vision of the Korean Institute of Medical Education and Evaluation

이무상

Moo Sang Lee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

President, Korean Institute of Medical Education and Evaluation





재단법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의 비전은 ‘교육과 평가’이다. 국가면허가 필수인 보건의료 전문직 교육은 기본의학교육부터 졸업 후 교육, 평생교육까지를 포함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인 양성 기초교육 기관에 대한 평가인증 기구들은 각 단계별 교육과정 모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원’이라 부르지만, 타 분야 기구들은 ‘인증원’이라고 하여 학교교육 범위로 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평원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의 Basic Medical Education(BME) 과정에 대한 평가인증 기구로만 인식되고 있. 한국의과대학인정평가위원회(Accreditation Board of Medical Education in Korea, ABMEK)의 후신 성격이 강해서 일 것이다. 그러나 의평원의 영어 명칭은 물론이고 정관(2004.2.27 제정) 사업도 교육평가가 아닌 ‘교육과 평가’이다.


설립준비를 위임받은 당시의 working group의 제안과 의학교육계의 동의로 지금의 명칭과 정관이 결정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 기구의 비전은 정관에 목적과 사업으로 명시되는데, 의평원의 비전은 매우 포괄적이다. 국내 최초의 의학교육법인이 출발하면서 의학교육계의 오래되고 많은 희망 모두를 의욕적으로 포함시켜야만 하는 설립 당시의 상황과 여건 때문이었다.


우리 의학계·의학교육계·의료계는 물론이고 한때는 병원계조차도 의료법의 법정단체인 대한의학협회(1995.5.에 대한의사협회로 개칭, 이하 의협)가 중심이었다. 즉, 의학, 의료, 의학교육구분이 명확하지 않았기에, ‘의(醫)’자와 관련된 모든 활동의 중심이 의협이었다. 그래서 의학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임의기구들은 독립적 조직이면서도 각각의 모든 업무(현재의 대한의학회의 전신인 분과학회 협의회, 한국의과대학학장협의회, 한국의학교육학회, 한국의학교육협의회 업무 등)는 상호 유기적이라서 의협 학술국에서 대행하고 있었다. 편 의협은 재단법인으로 한국의사국가시험원과 한국의학원을 설립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민정부 집권 5년간에 9개 의대의 설립 인가가 나는 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와 한국의학교육학회가 공동 개최한 제5차 의학교육합동학술대회(충남 유성, 1997.11.27)에서 의과대학 신임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한국의학교육협의회를 산파로 한국의과대학인정평가위원회가 조직되어(1998.7.2), 의과대학 인정평가가 시작되었다(1999)


인정평가 사업이 시작된 이후 관련된 많은 교육학적 업무는 연세의대 의학교육학과가 5년 동안 지원하였지만, 일반 행정과 재정운영은 역시 의협 학술국의 몫이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오해가 생겼다. 당시의 인정평가는 의협의 예산사업이었으므로 정부와 비의료계는 이 사업을 의약분업 투쟁을 한창 벌이던 전문직 단체의 권익투쟁 수단으로 보았고, 또한 거의 같은 시기에 같은 목적으로 출발한 사단법인 공학인증원과 권위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의학교육 관련 모든 업무는 명칭부터 권익단체인 의협으로부터 완전 분리하기 위한 법인화가 추진되었다. 그런데 당시는 정부가 의학교육 학제 개편과 의약분업을 추진하는 시기였고, 의사국시원이 현 국시원으로 확대되면서 의사면허시험 발전이 타 직종의 견제로 저해된다며 원상회복 논의가 분분하였으며, 국제적으로는 의학교육 국제지침(WHO·WFME, OECD·UNESCO)이 추진되는 숨 가쁜 시기이었다. 그래서 전술한 working group은 이 기회에 이런 모든 상황과 논의만 무성하고 방기되어 왔던 의학교육의 모든 기획과 의협 학술국이 대행하여 온 각 임의기구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단일 법인기구를 미래지향적으로 만들기로 하였다. 이런 기획은 의학교육계에 보고되어 동의를 얻었다. 한편, 당시의 의협 입장에서는 인정평가는 단일 항목으로는 가장 큰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었다. 겉으로는 의협과 관련이 없었지만 실제는 의협의 예산사업이었던 의과대학 인정평가를 계속하기가 어려웠다. 의협이 나서서 각 대학에게 인정평가 비용을 부담하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의협은 의평원이 언제인가는 자체 수익으로 재정 운영하기를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평원의 사업 범위가 포괄적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의학교육 3단계(BME, GME, CPD in Medicine; Full Scope of Physician Education) 모두를 포괄하는 비전을 담은 정관이 당시 의협 집행진의 묵시적 지원 하에서 정해졌다. 명칭으로 의학원, 의학교육원, 의학교육평가원이 고려되었으나, 의학원은 이미 있고, 의학교육원은 직접 교육을 하는 기관 이미지가 있어서 의학교육평가원이 선택되었다. 래의 포괄적 사업 목적은 영어로 표현하여 현재의 명칭(education & evaluation)과 정관이 의협 총회를 통과하였다. 차례 복지부를 방문하여 법인 설립 승인을 얻고, 의협의 재정부담으로 재단법인 의평원이 탄생하였다(2004.2.27). 조직은 의학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목적의 독립적인 사업단(의학교육평가인증단, 기본의학교육평가단)과 업무별 위원회로 구성되었다. 사무국은 각 사업을 행·재정적 지원을 하여, 마치 의협학술국이 대행하던 업무지원과 같아졌다. 그래서 의평원은 현재도 의학교육협의회와 KOMSIS의 업무도 지원한다. 그만큼 의평원의 업무, 즉 비전은 포괄적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에 의학교육과 관련하여 다양한 법인이 탄생하여 정규 인정평가가 시작된 2000년 직후의 사정과는 많이 다르다. 사단법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와 사단법인 의치학교육입문검사협회가 그 예이다. 그래서 이제는 의학교육과 관련한 법인 및 임의기구를 모두 합하면 약 20개 정도가 된다. 법으로 모든 법인 기구는 법적으로 독립된 사무국과 직원이 있어야 한다. 각 법인이 업무에 대한 해석을 각기 나름대로 해석하게 되면 사업의 중복과 다툼이 생기는 것을 우려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60년대 초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의 미국은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의학교육 관련 기구들의 기능과 역할에 관하여 정리하고 Coggeshall Report (1965)를 기초로 하여 오늘 날의 Association of American College of Medicine (AAMC)의 구조와 기능을 갖게 되었다. 즉, 독립적이되 상호 유기적인 관계가 있는 많은 의학교육 관련기구들의 연합체가 오늘날의 AAMC이다. 우리나라 의학교육계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며, 이제는 그러한 시점에 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비전인 정관에 충실한 다양한 사업이 기획되어 있으나 당분간 미루고 기회의 성숙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겠다.





Korean J Med Educ > Volume 21(4); 2009 > Article
Korean Journal of Medical Education 2009;21(4): 333-334. doi: http://dx.doi.org/10.3946/kjme.2009.21.4.333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비전
이무상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
Vision of the Korean Institute of Medical Education and Evaluation
Moo Sang Lee
Korean Institute of Medical Education and Evaluation, Korea.
Corresponding Author: Moo Sang Lee ,Tel: 02-795-1591, Fax: 02-795-1592, Email: klmee@klmee.or.kr
Received: 5 November 2009;  Accepted: 16 Novembe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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