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언론인이 마크 주커버그에게 물었다.
"뉴스피드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주커버그가 답했다. 
"아프리카에서 죽어가는 사람들 보다 여러분 앞마당에서 죽어가는 다람쥐가 지금 당장은 더 관심이 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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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 Pariser는 "filter bubble" 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online에서 자신도 모르게 행해지는 '선택된 정보 제공 당함'에 대하여 말했다. 
(http://www.ted.com/talks/eli_pariser_beware_online_filter_bubbles.html)

예컨데 진보주의자인 자신의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점차 보수주의자 친구들의 소식이 사라지는 사례, 그리고 자신의 두 친구가 각각 구글에서 "Egypt"라는 단어로 검색을 했을 때 얼마나 서로 다른 검색 결과가 제공되는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에게 '선택적으로 내가 보고싶어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뿐일까.

페이스북에서 내가 클릭하는 '좋아요' 버튼은 어떨까. 혹은 내가 다른 사람의 글에 남기는 '리플'은 어떨까. 대개 뉴스피드에서 나의 정치적 성향이나 이해관계, 또는 그저 단순한 취향일지라도 대개 나의 그것과 일치하는 포스팅에 '좋아요'를 클릭하고 '리플'을 남긴다. 
('좋아요'라는 단어의 특성상 나의 이해관계, 성향, 취향에 반하는 글의 '좋아요'는 그 포스팅이 웬만큼 좋지 않다면 클릭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그 글은 다른 사람이 그 글에 리플을 남길 때, 또는 누군가 내가 이미 남긴 나의 리플에 '좋아요'를 눌렀을 때마다 나에게 두번, 세번 보여지고, 이런 행동의 반복은 나를 점차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되게 해준다.

그러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나만의 'filter bubble'을 만든다. 
굳이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내가 보는 세상의 범위를 좁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스스로 그 범위를 축소시킨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어쩌면 끔찍히도 무서운 것이다.

내 페이스북 친구들은 대다수가 20~30대이다.
( = 내 페이스북 친구들 중 40대 이상은 거의 없다.)
내 페이스북 친구들은 대다수가 의대/공대생이다.
( = 내 페이스북 친구들 중 문과계열을 전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 페이스북 친구들은 대다수가 대졸자이며 추측컨데 중상층 이상의 삶을 영유한다.
( = 내 페이스북 친구들 중 대학을 다니지 않았거나 경제적으로 대단히 불안정한 삶을 사는 친구는 많지 않다.)


물론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고, 그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수백, 수천만의 40대 이상의 사람들과 같은 세상에 살고 있고, 수백, 수천만의 문과계열 전공자들과 살고 있으며, 수백, 수천만의 대학을 다니지 않은 혹은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수백, 수천만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같은 사회에서 살고 있다.

이 균형을 도대체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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